매일신문

지역방송 큐-MBC 시사르포

"딱딱하지만 꼭 필요한 프로그램".

매주 월요일 밤 11시 5분부터 40분간 방송되는 MBC '시사르포'는 이렇게 압축된다. 여타의 오락프로그램보다는 분명 딱딱하지만 지역에서 여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시사르포는 벌써 7년이나 됐다. 1995년 4월 초대 민선자치단체장이 선출된 후 지방화 시대가 열리면서 지역사회의 현안들을 조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

40분동안 두 가지 소재로 방송하는데, 총 4명의 기자가 격주로 제작하고 있다. 제작기자와 카메라 기자 단 2명이 '북치고 장구치면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열악한 제작 여건이지만 민감한 지역 현안을 다루면서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익적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200회가 훌쩍 넘은 장수 프로그램인 만큼 노하우도 쌓여, 다른 지방사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만큼 이해관계가 얽힌 개인이나 단체의 항의도 많다. 협박과 위협이 비일비재하지만 제작진의 시각을 굽힐 수는 없다.

기자 개인적인 노력과 함께 끊임없는 회의를 통해 가장 객관적인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 애쓴다. 그런 노력의 결실일까. 지난 99년에는'국정감사를 감사한다'라는 내용으로 한국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방송계 안팎의 상을 수상하면서 명실공히 지역의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7여년간 방송 요일과 시간대가 계속 변경되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방 시사프로그램의 대명사로 자리잡기 위해 일정한 시간에 방송되는 것이 필요하지만 서울 프로그램에 밀려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하는 것은 지방 프로그램의 안타까움이다.

김세화 기자는 "우리 지역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논의들이 많다"면서 "지방화 시대 핵심이슈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적은 수지만 뉴스로는 충족될 수 없는 깊이를 만들어내는 시사르포 팀은 '작지만 강하다'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듯하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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