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수비면 계리 일대에서 1950년대 중반까지 한국과 중국에까지 유명세를 탔던 '송연묵'(松烟墨)이 생산된 사실이 최근 조사에서 밝혀져 향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영양산촌생활사 박물관건립 준비요원으로 영양군청에 근무중인 이영재(32)씨는 국립민속박물관 생활문물연구 4호에 실린 '20세기 초 계동먹(桂洞墨)의 생산과 중단'이란 논문을 통해 송연묵 제조법과 판매, 먹장 계보, 생산의미 등을 밝혔다.
이씨는 이 글에서 "수비 계리지역은 풍부한 산림자원과 가용 노동력, 폭넓은 시장 등에 힘입어 북부지역의 주요한 먹 생산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며"1900년대 초에 생산이 시작돼 입산금지 조치와 학교교육의 정착 등으로 50년대 중반에 중단됐다"고 했다.
계동먹 생산은 농민들의 농외소득 일환으로 시작됐지만 45년 해방이후 서당교육의 복고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전주와 먹제조가 등 역할을 맡은 '먹패'가 구성되고 가내 수공업을 벗어난 '먹공장'이 생겨날 정도였다는 것.
송연먹은 여러명의 기술자가 분업을 통한 협업으로 생산됐으며 작업총괄.반죽.연채취.성형 등 4부분으로 나눠졌다. 지역의 대표적인 먹 제조가는 장두한씨의 계묵당, 박정국의 보현당, 권영묵의 대동먹방, 권영수.영하의 문화당과 성문당 등으로 먹 뒷면에는 남대문.모란봉.대동강.용 문양이 새겨졌다.이씨는 "계동먹의 판매는 주문.방문판매와 함께 우편을 이용한 '인화대금' 판매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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