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기증자를 애타게 찾던 10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가 대만의 이름 모를 여성으로부터 골수를 기증 받아 생명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게 됐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외국인의 골수를 기증 받아 수술하는 경우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25일 오후 대구 경북대병원 무균병동에서 만난 급성 백혈병 환자 이종재(19·대학 휴학)군의 아버지 이무도(48·대구시 공무원·동구 입석동)씨의 얼굴에는 기쁨과 걱정이 함께 묻어 났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다른 나라 사람의 도움으로 아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너무 감사합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길 기도할 뿐입니다".골수 이식이 시급했던 이군의 경우 부모, 형제, 친척 누구와도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조건에 맞는 기증자를 찾지 못해 가족과 의료진들의 애를 태웠다.
그러던 중 한 달 여전 가톨릭골수은행을 통해 유전자가 일치하는 대만의 한 여성으로부터 골수 기증 약속을 받게 됐다.경북대병원은 29일 대만 현지에 의료진을 보내 기증자의 골수를 받아 와서 오는 30일 밤이나 31일 새벽쯤 이군에게 이식할 예정이다.
이군이 백혈병 진단을 받고 입원한 것은 지난 1월17일. 이군은 대학 입시 준비에 여념이 없던 상태에서 갑자기 어지럽고 감기 증상이 있었으나 그게 백혈병의 증상인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고통스런 항암치료도 이군의 병세를 약화시키지 못해 이군과 가족, 의료진들은 마지막 희망을 골수 이식에 걸었다.
그러나 애타게 그리던 골수기증자는 찾았지만 문제는 엄청난 병원비. 아버지 이씨는 그동안 작은 아파트를 팔고 전셋집으로 옮겼고 이군이 졸업한 경북고 교직원과 학생들, 대구시 동료 공무원들이 성금을 냈지만 병원비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국내에 각종 후원기금들이 있지만 모두 어린이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어 대학생인 이군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다른 백혈병 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우리 종재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병원비는 어떻게라도 마련해 봐야지요".
아버지 이씨의 눈에는 끝내 이슬이 맺혔다. 연락처 011-805-3633.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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