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폭락과 향후 장세 전망

지난해 10월 이후 숨가쁘게 달려 왔던 국내증시가 넉달째 하락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25.68 포인트(3.54%) 하락한 697.84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28일(693.70) 이후 처음 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90 포인트(3.14%) 떨어진 58.33으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거래소시장에서 3천33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19일 이후 9일째 매도 우위를 보이며 누적 순매도액도 9천억원을 넘어섰다.

한국의 간판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뉴욕증시 불안에 따라 자국내 뮤추얼펀드 환매 요구가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LG증권 서정광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만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이 한국에서와 유사한 매도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미 증시 불안으로 신흥시장에서도 외국인 매수기반이 동반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증시 참여자들은 26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지수 700의 지지대가 무너졌으며 지난 지난 6월26일 기록한 장중 저점(699.15)마저 깼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7월23일 이후 시도된 반등이 성공하지 못하고 전 저점을 하향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의 차트 모양은 상당히 나쁜 모습을 띠게 됐다.

삼성전자 등 간판주들과 종합주가지수를 보면 60일 지수 이동평균선이 120일 지수 이평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크로스 즉, 역배열 국면(중장기 이평선일수록 위에 위치하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다음주 초반 강력한 상승 파동이 나타나 역배열 상태가 해소되지 않으면 국내증시는 상당히 좋지 않은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장득수 팀장은 "매도 타이밍을 놓쳤다면 해외 악재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극복될 때까지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그러나 바닥권을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새로 시장에 참여할 투자자라면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비관만 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경험상 상승장이 이로써 마무리되는 장세였다면 이미 종합지수 전 고점인 940 근처까지 재차 상승했다가 쌍봉 형태를 만든 뒤 내려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역발상적 추론도 가능하다는 것.

대구 장보고트레이딩센터 이임식 팀장은 "26일 하락 과정에서 장중 688까지 지수가 무너질 때와 종가 무렵 697까지 반등할 때 거래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하락이 투매를 이끌어내기 위한 속임형일수도 있기 때문에 내주 초 추이를 주의깊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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