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북, 미특사 수용 표명

북한이 남한에 서해교전에 대한 사과 표명과 함께 남북 장관급회담 재개를 제의한 데 이어 미국에 대해서도 특사를 받아들이겠다는 방침을 다시 밝힘으로써 북미 관계가 해빙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26일 북한이 취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일단 '고무적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미관계가 급진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31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회의에서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만날 여지가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으나 미국이 상황 진전을 주도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제의할 경우 미국이 만남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지난달의 특사 파견 제의가 묵살된 데 대한 북한의 '보상적'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현재 중동 사태와 대(對) 이라크 공격에 마음이 쏠려 있는 미국으로서는 선뜻 마음을 열지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국무부가 25일과 26일 북한의 성명에 대해 잇따라 논평을 냈으나 '긍정적인 사태 발전'이라는 관망 자세 이외에 특별한 언질을내비치지 않은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 관계는 당분간 남북 관계의 진전에 맞춰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워싱턴 유일의 한국 문제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KEI)의 피테 벡 연구부장은 "ARF에서 백-파월 회동이 이뤄진다 해도 만났다는 사실 이외에 별다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부시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공이 북한 측에 넘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한반도 전문가는 북한이 이른바 '뉴욕 채널' 등을 통해 화해 제스처를 계속 보이는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면 미국의 고위급 특사 평양 파견이 성사되고 이를 계기로 1년 반 이상 중단되고 있는 북미 대화가 본격적인 재개 국면으로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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