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권 국가의 권력주변 부패상은 어느 대륙에 비추어 봐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불행하게도 대통령 아들이나 딸의 비리 내지 탈선 순환 역사를 수립하고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양아들 이강석의제왕(帝王)적 행태는 결국 다음 대통령 아들들의 행동교범(敎範)이 되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의 거듭된 마약복용, 노태우 대통령 딸 외환(外換)관계 연루, 문민정부 황태자 구속, 국민의 정부 두아들 구속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세계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현상이다. 이 중 양김(兩金) 대통령 아들 경우는 '권력형 청탁비리'다.
▲이처럼 연줄을 동원한 '알선수재 범죄'가 정권말기의 틈새를 노리고 기승을 부리는 모양이다. 대검찰청의 통계를 보면 세월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개탄이 절로 나온다. 지난 6월말 현재 검찰이 기소(起訴)한 알선수재 피의자는15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3명)에 비해 2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정부를 통틀어 알선수재 피의자는 737명으로 문민의 정부 4년간 491명보다 150%나 늘어나 '김영삼 정부는 무능과 부패정부'라고 몰아붙인 국민의 정부의 입장이 쑥스럽게 됐다. '그나물에 그밥'이 아니라 한수 앞선 권력주변 비리 양산(量産)에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알선수재는 공직을 갖지 않은 사람이 뇌물을 챙기는 범죄다. 김현철, 김홍업, 김홍걸씨 등 전·현직 대통령 아들이나 김성환, 유진걸, 최규선씨가 이에 포함된다. 권력주변의 영향력을 내세워 공무원도 아닌 사람이 공무원인사, 금융기관 대출, 공사발주 등을 해결해준다며 돈을 받는 이런 행태는 일종의 '기생(寄生)행위'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이건 권력핵심 주변의 부도덕성은 국민들을 허탈감에 빠지게 하고 국가의 장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사는 희망'까지 박탈한다.
▲알선수재라는 비리는 권력의 사유화(私有化)가 빚은 산물인데도 이를 청산하지 못하는 우리사회는 어떻게 보면우리 모두 '알선수재범죄 용의자'다.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가 끝나면 왜 그렇게 많은 연줄이 탄생하는지, 왜 그렇게 연고를 찾아 헤매는지 스스로 뒤를 챙겨봐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래도 잘돼가는 사회일 게다.
법이나 원칙보다 연줄과 인정에 좌우되는 우리의 의식(意識)이 바뀌지 않는 한 알선수재범죄자 양산은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것이다.말로만 '히딩크원칙'을 내세울 뿐 실행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되는가.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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