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프로축구단' 어떻게 돼가나-(2)바람직한 구단형태

대구 연고 프로축구단은 어떤 형태로 창단될 수 있을까. 대구시가 주도하느냐, 대기업이 나서느냐, 지역 기업체와 시민들이 주체가 된 시민구단이 되느냐에 따라 각계와 시민들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고 창단 속도도 크게 차이가 날 전망이다.

대구시체육진흥기금을 사용하는 대구시 주도의 프로축구단 창단은 지난해 의회와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만큼 새로운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정부의 월드컵 개최지 프로축구단 창단 계획을 지켜보면서 대구상공회의소와 대구시축구협회 등 민간에서 창단을 주도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대기업이 지배주주로 참가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시민들이 참가하는 프로축구단을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국내 프로축구단이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성적 위주로 축구단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축구 발전의 핵심인 시설 투자와 체계적인 선수 육성, 지도자 양성 등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팬들의 외면을 불러왔다.

시민구단은 가장 바람직한 형태지만 창단.운영자금 마련 등 제약점이 너무나 많다. 국내에서는 대전 시티즌이 기업 컨소시엄 형태로 창단돼 시민구단을 표방했지만 운영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위권 팀으로 전락하는 등 시민구단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프로구단으로 꼽히는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우 기업주주가 전체 주주의 4.24%, 시민주주는 95.76%를 차지한다. 하지만 주식보유량은 기업주주가 76.8%, 시민주주가 23.2%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지역민들이 모두 참가하는 프로축구단만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진단이다.

대구 연고 축구단의 경우 대기업이 창단.운영비의 30~50%를, 지역 기업과 시민들이 나머지를 맡고 대구시는 3~5년간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형태가 이상적인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참가에 대해 국내에서는 반대 의견이 높지만 전문가들은 월드컵으로 고조된 국민들의 축구 열기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나 일본에서는 상당수 지자체가 지역 연고 프로구단의 창단과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