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인사청문회 보완 돼야

장상(張裳) 총리 지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첫날부터 김빠진 맥주 꼴로 수준 이하였다. 이번 청문회가 첫 여성총리 인준을 위한 인사청문회인 만큼 비리를 추적하는 조사청문회와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날카로운 질문으로 지명자의 총리 자질과 능력 여부를 검증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청문회는 이런 진지한 자세가 없었다.

총리 지명자의 아들 2중국적과 의료보험헤택 논란, 양주땅 부동산 투기의혹이 시원하게 해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아파트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사사건건 감싸기에만 급급한 민주당의 자세는 청문회 자체를 포기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역시 여성표를 의식, 입조심을 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아들 2중국적문제가 이회창 후보 며느리 원정 출산과 연계될 것을 의식한 나머지 잠깐 거론하고 지나치는 부실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인사청문회장에 자기 당 대표로 참석했다는 의원들의 질문이 기껏 "본인의 장점을 스스로 말해보라"거나 "외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는가"수준의 것이라면 이런 청문회를 누가 믿고 받아들이 겠는가.

청문회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청문회 참여 의원들의 준비가 너무 소홀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보면 한나라·민주 양당이 여성계를 의식한 나머지 적당히 청문회를 얼버무려 넘기고 인준 절차를 밟으려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된다.

장(張) 총리지명자도 그렇다. 위장전입은 시어머니가 한 일이고 출신학교는 비서가 한 일이며 "나는 안했거나 몰랐다"고 책임을 주변에 돌리고 있는 모습부터가 사상(史上) 첫 여성총리의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게 실망스럽다. 설령 자신이 하지 않은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내가 관리를 잘못해서 그렇게 됐다"며 책임을 떠맡는 모습이어야 했다.

아무튼 첫날 청문회에서 총리지명자의 아파트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을뿐 그동안 불거졌던 아들 2중국적 등 여러 의혹에 대해 불법이나 탈법과 거짓 증언 등 어느 한가지도 명확하게 가려내지 못한것은 유감이다. 이런 식의 청문회라면 차라리 그만 두는게 마땅하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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