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가 지난 26일(밤 11시 5분) 내보낸 다큐멘터리 '긴급진단 일본경제'(1부 '무너진 신화')는 규모와 기술 모든 면에서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 거대 일본경제가 10년이란 긴 기간동안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현실과 함께 때를 놓친 구조조정 등 개혁 실패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짚어 우리에겐 반면교사 구실을 톡톡히 했다.
지역에서 제대로 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것이 만만찮다는 것은 TBC나 대구 MBC 등의 홈페이지 다큐 리스트를살펴보면 짐작이 간다. 제작인력, 제작비 등 모든 것이 열악하기만 한 여건을 딛고 TBC가 이번 특집 다큐를 제작한 것은 일단 대단한 의욕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내용도 일본의 경제를 진단, 우리 경제의 허점을 반성, 보완하고 일본 및 중국 시장의 틈새를 비집을 수 있는시사점을 제공한 것이어서 한편으로 거시적인 안목에서 실물경제 길잡이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특히 일본경제의 구조조정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는 요인을 지적한 대목은 우리에게도 설득력 을 지녀 관심을 끌기에충분했다.
일본경제가 유례 없는 장기 침체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이유로 주민이익을 빌미로 경제문제를 의회에 끌고가 정부의 발목을 잡는 의원들의 낡은 정치 행태, 변화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시스템, '족(族)의원'으로 상징되는 기득권 세력이 곳곳에서 특정 집단 이익 챙기기에 앞장서 일부 국민들로 하여금 위기조차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등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짚은 대목은 우리 실정과 엇비슷해 좋은 시사점이 됐다.
또 중국이란 거대경제권에 맞서야 하는 과제 등도 우리가 중국에 대해 안고 있는 과제를 지적하는 듯해서 실감이 간 프로그램이었다.
이같이 기획의도가 좋고 유익한 프로그램이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다큐멘터리도 흥미는 있어야 한다. 화면도물 흐르듯 해야 한다. 이 점에서 '긴급진단…'은 기자의 현장 보도, 잦은 인터뷰, 내레이션이 거의 전부여서 메말랐다. 흔한 컴퓨터그래픽도 인색했다.
그러다 보니 메시지가 너무 조각나는 듯한 인상을 줬다. 메시지가 큰 줄기의 내용을 제시하기가 버거웠다.그 결과 왜 일본경제를 이 시점에서 '긴급진단'해야 하는지 기획의도가 바로 바로 전달되지 못했거나 단편(斷片)적인 주장으로 전달됐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쉽지 않은 경제 다큐로 지역 시청자들의 안목을 키워준 제작진의 노고가 돋보였다. 이번 금요일로 예고된 2부 '개혁실패의 교훈'을 기대해 본다.
미디어모니터회 여 은 경 eunkyung05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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