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아픈 몸을 이끌며 서울에 가서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경북대병원 간이식팀장인 김양일(54)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그동안 25건의 간이식 수술을 해 성공률이 93%에 이르러 수술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수술 성공률 100%를 목표로 팀원 모두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이 간이식팀을 만든 것은 지난 1998년. 일본 오이타의대 교수로 있던 재일교포 김 교수가 97년 초빙교수로 경북대로 오면서 지역에서 처음으로 간이식 수술팀이 생겨난 것이다.
첫 수술은 98년 3월17일. 담도폐쇄증에 걸린 두살난 아기의 생체 간이식 수술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간이식 수술팀이 자리를 잡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간이식은 명의 한 두명이 이뤄낼 수 있는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수술팀과 시스템이 갖춰져야 가능하다.
이식혈관외과, 소화기내과, 방사선과, 마취과, 성형외과 등 7개과 13명으로 구성된 수술팀은 지난해부터 본궤도에 올랐다. 한 달에 2명 정도 수술이 가능해 졌다.수술비용도 서울 유명 병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간이식에는 죽은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사체 이식과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이식이 있다. 생체 이식이 더 어렵지만 사체 기증자가 별로 없어 대부분 생체 이식을 한다.
간이식은 간염이나 음주 등으로 간세포가 파괴돼 간이 굳어지고 모양이 일그러진 간경변, 전이되지 않은 간암, 간세포에 효소가 부족해 간에 구리가 쌓이는 윌슨씨병 등의 유전적 질환, 소아의 담도폐쇄증까지 다양하게 적용된다.
간이식은 당연히 기증자가 있어야 한다. 골수나 신장 등 다른 이식과 달리 혈액형이나 키, 몸무게 등의 체격조건만 맞으면 이식이 가능하다. 윤리적인 문제를 고려해 기증자의 나이가 18세 이상이 돼야 한다.
수술시간은 12~15시간 정도 소요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도 끝난 게 아니다. 퇴원 후에는 1년여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받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5년 동안은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수술 뒤에는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한다. 보통 평생 복용해야 하나 상태에 따라 약의 양을 줄일 수도 있고 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간이식은 최선의 선택인가. 내과적 치료만으로도 살아가는데 큰 무리가 없거나 노령의 환자는 경우에 따라 굳이 이식을 할 필요가 없다.
김 교수는 "60~65세 이상의 환자들은 나이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비용이나 체력 상태 등을 잘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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