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7일장 뿌리내렸다

"채소 사세요. 싱싱한 갈치가 있어요".

25일 대구시 동구 방촌동 우방강촌마을 아파트 부근. 아파트 옆 골목에 채소전, 어물전, 옷가게 등 노점상 30여명이 주민들과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 이 곳은 지난 98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장이 서는~목요장'.

아파트 주민 최모(70·여)씨는 "근처에 있는 방촌시장이 먼데다 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주 찾는다"며 "채소와 생선 등이 워낙 싱싱하고 값이 싸기 때문에 장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대구시내 아파트 단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7일장'이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주민들은 가까운 곳에서 싱싱하고 싼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다 상인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장은 4, 5년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현재 10여곳이 성업중이며, 아파트 단지가 갈수록 늘면서 7일장도 확산될 전망이다.

월요일은 달서구 이곡동 동서화성아파트, 화요일은 달서구 파호동 삼성명가타운, 수요일에는 북구 칠곡 3지구 아파트 단지 주변, 목요일에는 우방강촌마을 아파트와 수성구 신매동 천마타운아파트 부근에 장이 들어선다. 또 금요일에는 칠곡 IC부근 아파트와 달성군 다사면 강창하이츠 아파트 인근이 장으로 변한다.

장이 일주일에 단 한차례만 열리는 것은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인들의 자구책이다. 매일 장이 설 경우 통행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상인들이 자율적으로 하루만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대구시내 7일장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상인들은 아파트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자율적으로 노점을 정비하고 장이 끝난 뒤에는 깔끔하게 청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선하고 값싼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또 상인들은 매달 모은 회비로 쌀과 과자를 구입해 아파트내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에게 전달하는 등 동네 인심얻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6년째 7일장에서 장사를 한다는 김모(42)씨는 "여러 상인들이 한곳에 모여들다보니 소규모 시장이 형성됐다"며 "노점상은 불법이기 때문에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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