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러-이란 원전협력 경고

◈美.러 고위급회담 착수

러시아가 지난 주 원자로 추가 건설을 비롯한 이란과의 협력관계 강화 계획을 승인함으로써 미국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모스크바에서 미-러간 핵 비확산 회담이 열렸다.

그동안 러시아의 이란 남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건설 계획이 이란의 핵무기 계획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해온 미국은 러시아와 이란간 이번 협력강화 계획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6일 기존의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원자로 이외 6기의 원자로 추가 건설과 유전 및 여객기 개발, 통신위성 발사 등을 포함하는 이란과의 10년간 장기 협력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이란간 장기 협력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 러시아측에 부셰르 원자로 건설을 포함한 이란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紙)는 30일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이 러시아의 이란과의 원자력 분야 협력 강화 방침 발표에 분노하고 있다면서 "백악관이 이번 발표에 격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앞서 29일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가 선제공격에 관한 부시 행정부 독트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볼튼 군축담당 미 국무차관과 스펜서 에이브러햄 미 에너지 장관은 핵 비확산 고위급 회담 등을 위해 30일 사흘 일정의 모스크바 방문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이란의 원전 추가 건설 등을 둘러싼 의제들이 미-러 고위급 회담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대표단은 러-이란간 협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볼튼 차관과 게오르기 마메도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회동, 핵무기 감축과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물론 핵 비확산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지난 5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전략적 안정을 위한 협의체' 구성 문제를 중점 논의했으며, 미-러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이 공동 의장이 되는 이 협의체의 첫 회의를 오는 9월 워싱턴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 장관은 31일 루미안체프 원자력 장관과 회동, 오는 10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연료.에너지 관련 정상회담 준비 사항들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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