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5일근무제 종교계 대책-천주교계

주5일 근무제와 관련, 천주교계는 지난 2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가톨릭신문사(사장 이용길 신부)주최로 '주5일 근무제와 한국교회'주제 학술포럼을 열었다.

이날 학술포럼에는 전국 각 교구 사목신부 및 본당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종교계의 비상한 관심을 반영했다. 박정일 주교회의 의장(마산 교구장)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된 학술포럼은 박문수 서울대교구 미래사목포럼 회장의 '주5일 근무제가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 곽승룡 신부(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의 '주5일 근무제하의 사목적 대처방안' 등의 주제발표와 종합논평으로 이어졌다.

주5일 근무제로 늘어난 여가에 따라 신자들의 주일 신앙생활이 소홀해질 것이란 부정적인 우려와 함께 이에 대한 새로운 사목대처방안이 집중 토의됐다.

박문수 회장은 "주5일 근무제를 겨냥, 여가를 조직화하려는 기업 등 종교와 경쟁하는 대체물들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5일 근무제의 부정적 영향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전제한 뒤 △ 미사외에 부담없이 성당에 올 수 있는 여가기능 보충 프로그램 마련 △ 주일미사와 미사 중 강론 비중의 강화 △ 성당을 지역사회 문화공간으로 개방할 것 등을 제안했다.

곽승룡 신부는 "주5일 근무에 맞춘 신자 생활 중심으로 신앙 평생교육 시스템이 정비될 필요가 있다"며 "교회는 복음화를 위해 교구와 본당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신앙 공교육의 학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의 단체 중심 사목프로그램들은 가족 단위, 소그룹 중심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신문 이용길 신부는 "주5일 근무제의 도입은 소득원이 고정된 상태서 여유시간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교회생활이나 사회봉사활동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긍정적 예측도 가능하다"며 "신자들의 바뀐 생활주기에 맞춰 교회는다양한 문화적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성당에서도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논의가 막 시작되고 있다.대구 상인성당 최홍길 주임신부는 "주5일 근무제로 교회가 신자를 기다리지 않고, 찾아나서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 신부는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되면 주일을 지키는 신자가 격감할 것으로 보여 정상적인 신앙생활의 리듬이 흐트러질 것"이라며 "휴가지 현장에 성당을 설치하거나, 신자 중심 소공동체끼리 휴가기간중에도 신앙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주일미사에 참석지 못하는 신자를 위한 '대송'을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사목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