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학교 설립 제자리 걸음

대구시가 외국 업체·인력 유치 및 대구의 국제화 발판 마련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대구외국인학교 설립이 교사매입난, 수요실태파악 미비, 정부의 편중된 국제화 교육청사진 등으로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초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 부지에 외국인 전용학교를 설립키로 하고 사업주체 모집을 벌여 대구를 비롯, 서울, 부산 등지에서 4개 업체의 신청을 받아 둔 상태다.

그러나 계명대측이 대명동 캠퍼스를 다른 용도로 활용키로 해 난항에 빠진 것. 최소한 2천평 이상 소요되는 부지를 시내에서 구하기 어려운데다 사업희망자들도 평당 50만원 이상일 경우 학교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설립 사업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시는 결국 2005년 이후 조성될 동구 봉무동 패션어패럴밸리에 외국인고교를 유치하고 부지 매입비의 50%를 보조해준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 지역은 조성 계획만 세워져 있을 뿐 구체적 개발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개교 일자는 언제가 될지 미지수.

또 외국인만 입학할 경우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정부가 내국인에 대해서도 외국거주 연한에 따라 입학자격을 주는 방법까지 마련해 두고 있지만 대구시는 대상자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초 교육청에 자료를 의뢰했으나 만족할 만한 자료가 교환되지 않는 등 행정기관간 협조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

중앙정부도 부산, 광양만, 인천 송도신도시, 영종도 등 해양도시만 경제특구로 지정해 내외국인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국제고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내륙인 대구의 외국인학교 설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조해녕 대구시장은 교육인적자원부 및 청와대 교육문화체육수석실에 대구 국제고 설립 승인을 요청한데 이어 지난달 2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도 설립지원을 건의해둔 상태지만 가능성 여부는 미지수이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