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원석의 영화속 과학이야기-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는 심술궂은 이모 부부와 욕심 많고 버릇없는 사촌 밑에서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하는 고아 소년이다. 해리의 11세 생일을 며칠 남겨둔 어느 날 녹색 잉크로 쓰여진 편지가 배달되지만 이모부는 그의 편지를 찢어버린다.

하지만 편지를찢을수록 더 많은 편지가 배달돼 온다. 이것은 부엉이가 공중에서 편지를 정확하게 편지함이나 집안으로 던져 넣었기 때문인데, 마법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딱지 붙여 먹기'라는 놀이를 해 본 적이 있는가? 이것은 딱지를 일정 높이 이상의 벽에서 떨어뜨려 상대방의 딱지 위에 떨어지면 이기는 놀이이다. 이 놀이를 해 보면 분명히 친구와 같은 위치에서 딱지를 떨어뜨리는데 딱지는 이상하게 같은 위치에 떨어지지 않는다.교과서에서는 같은 크기의 힘으로 던진 물체는 같은 위치에 떨어진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

이것은 공기의 저항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만 옳고, 딱지나 편지와 같이 물체의 질량에 비해 표면적이 큰 물체는 공기의 저항에의한 효과 때문에 일정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뉴턴의 운동 방정식과 같이 물체의 초기 조건(위치와 속도)을 알고 있으면 궤도를 구할 수 있는 경우를 선형계라고 하고, 영화에서 편지의 움직임과 같이 초기 조건을 알아도 궤도를 구할 수 없는 경우를 비선형계라고 한다. 대표적인 비선형계는 날씨. 일기예보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비선형계이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는 해그리드의 지시대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3/4 승강장에서 기차를 탄다. 이 기차는 물이 수증기로 바뀔 때 부피가 팽창하는 것을 이용한 증기기관으로부터 동력을 얻어 달린다.

흔히 증기기관을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1712년 잉글랜드에서 토마스 뉴커먼이 발명했다. 뉴커먼은파팽(압력솥을 발명한 프랑스의 물리학자)의 대기압을 동력으로 이용하는 연구를 기초로 해 석탄으로 물을 끓여 동력을 얻는 최초의 증기기관을 만들었다.

뉴커먼의 증기기관은 한 주기를 움직이는데 몇 분씩 걸리기도 하는 비능률적인 기관이었지만,말을 대신하여 광산 갱도에서 물을 뽑아내는데 성공적으로 활용됐다. 와트는 뉴커먼의 비능률적인 증기 기관에 증기를 압축시킬 별도의 방을 만들어 효율을 높였고, 후일 와트의 조수 머덕이 기어 시스템을 도입, 상하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었다.

최초의 증기선은 풀턴이 발명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파팽은 증기선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구체화시켜 배를만들었으며, 프랑스의 다방 후작이나 미국의 존 피치와 같은 여러 명의 기술자들이 풀턴보다 먼저 증기선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두 상업화에 실패하고 오로지 이들의 실패를 거울 삼아 증기선을 개선한 풀턴만이 기선에 의한 정기항로를 개설함으로써 후일 증기선에 대한 모든 영광이 풀턴에게로 돌려졌다. 우리는 한 사람의 과학기술적 성공이 있기 위해 이전에 많은 사람의 노력과 실패가 있었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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