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버윅에 있는 구세군교회에서 초·중·고생 40여명과 간담회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미국 성인들 가운데는 한국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학생들은 좀 나을 거라는 생각이 정말 오산이었음을 깨닫는 자리였다.
자기 소개를 하고 질문을 받는 순간 미국인들은 한국을 너무 몰랐다. 아니 우리나라의 '한국 알리기'가 전혀 안돼 있음을 실감했다.
그들의 질문은 한국의 기온은, 높은 건물이 있는지, 뉴욕같은 큰 도시들은 있는지, 뭘 먹고 사는지, 강아지를 좋아하는지 등 아주 단순한 것이었으며 얼굴에는 후진국에서 온 유색인종을 대하는 그런 표정이 묻어 있었다. 심지어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한달간의 체류기간 동안 우리 정부나 민간의 한국 이미지 홍보는 최소한 이런 중소도시에선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루이스버그에 사는 대학교수이자 은행원인 탐은 인터넷에서 한국지도를 뽑아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자세할 것 같아 CIA 홈페이지에서 발췌했는데 그 자료에는 한국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었다.
루이스버그에서 락 헤이븐으로 가는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리클리그 박물관'에 가면 중앙 로비 천장에 세계 150여개국의 국기가 걸려 있다. 일본 국기를 비롯해 베트남 국기까지 걸려 있는데 우리나라 국기는 없다. 명색이 이곳은 개인 박물관이 아닌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박물관이다.
미국에 주재하는 공관이 조금만 신경쓰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나의 안내를 맡았던 패티와 딘 부부가 한국 국기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중국 식당과 일본 식당, 타이 식당들은 어지간한 도시에는 있다. 주말 외식 장소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국인들에겐 그곳에서 식사를 해봤다는 것이 하나의 자랑거리가 될 정도다.
음식들이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개량이 됐으며 그 나라 정부의 열성적인 홍보도 음식점을 뿌리내리게 한 요인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우리 김치는 몰랐다. 아니 한국 음식, 한국이란 나라 자체를 모른다고 해야 옳았다.
최정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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