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 9월 가장 무더운 100일 동안 꽃을 피우는 무궁화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20년이 넘게 무궁화 품종 개량에 힘써온 성균관대 식물원 원장인 심경구(61) 원예학박사는 무궁화 박물관 건립을 꿈꾸고 있다.
개화 시간이 36시간에 달하는 '심산(心山)' 품종을 비롯,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무궁화 품종 등 심 박사가 육성에 성공한 신품종만 12개.
최근에는 키가 작으면서도 진딧물 등 병해충에 강한 '청암(靑岩)'과 '송암(松岩)' 등 4개 신품종을 육성, 오는 8일 경기도 수원 천천동 성균관대 식물원에서 품평회와 명명식을 가질 계획이다.
미국 유학시절 미국이 전 세계 국가의 국화(國花)를 연구하는 것에 자극받아 무궁화 연구를 시작한 심 박사는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전한다.
"미국은 외교 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세계 각국의 국화를 연구했고 20년전만 해도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무궁화 연구가 진척돼 있었습니다".
심 박사는 80년부터 본격적으로 무궁화 연구에 뛰어들었고 분재용 무궁화와 가로수용 무궁화 등 다양한 무궁화 품종 육성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부의 무궁화 정책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국화인 무궁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 하나 없습니다. 수백억원을 들인 월드컵 무궁화 거리 조성도 흐지부지 끝났습니다".
비록 무궁화의 가장 큰 적인 진딧물은 어느 정도 방제할 수 있는 품종이 육성됐지만 무궁화는 기본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까다로운 꽃이라고 못박은 심 박사는 무궁화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심 박사는 월드컵을 통해 고양된 나라 사랑 의식과 정부의 포스트 월드컵 대책에 희망을 걸고 있다.
무궁화 박물관은 아니더라도 무궁화 공원이나 무궁화 거리라도 제대로 갖춰져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전해줬으면 하는 것이 심 박사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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