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짜 안동포 판친다

'안동 삼베, 진품이 맞습니까'.

1년에 안동지역 96개 농가가 생산하는 대마는 7천여단 정도. 대마 1단(어른 한아름 크기)으로 삼베 1필을 짤 수 있어 전부를 안동포 생산에 썼다고 쳐도 연간 안동포 총 생산량은 7천여필이 고작이다. 이중 2천여필은 생산자들이 가정에서 쓰고 나머지 5천여필 정도가 시중에 나온다.

그러나 연중 시중에 나도는 안동포는 줄잡아 3만여필. 결국 시중에 나도는 안동포 중 상당수는 1필은 화학처리를 거쳐 안동포처럼 노랗게 색을 낸 중국산 가짜 안동포인 셈이다.

이처럼 가짜가 판을 치자 최근 안동포 산지농협인 임하농협에는 진품 여부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산 중에서도 타 지방 삼베는 겉껍질 채로 삼을 삶아 베를 짠 '익냉이'다. 이와 달리 안동포는 속껍질만으로 실을 생산한 이른바 '생냉이'로 익냉이보다 내수성과 내마모성이 커 세탁시 손상이 적고 좀이 슬지 않는다. 아직 특별한 식별법이 고안돼 있지는 않지만 농협측은 산지 주민들의 전통 직제 스타일에 따른 삼베 올의 무늬를 보고 중국산 삼베와 구별해 낸다.

안동지역 2천여 아낙들이 전량 수공예로 생산하는 안동포는 씨줄 올의 굵기를 따져 최저 6세(1세 80올)에서 15세까지 나눠 품질을 구분하고 가격을 매기는데 보통 60만~90만원 사이에서 거래되며 특품이 120만~130만원 선.

특히 보름세라고 불리는 15세는 씨줄이 1천200여가닥에 이를 정도로 올이 가늘고 옷감이 비단처럼 부드러워 부르는 게 값일 정도인데 필(55㎝×22m)당 가격은 최하가 150만원 선이다.

임하농협 담당 직원 박미자(34·여)씨는 "최근 중국산 삼베 수입 업자들이 산지에다 공장을 차려놓고 직접 색내기 작업에 나서거나 국내산 삼실과 중국산을 섞어 짜 안동포로 둔갑시키는 등 시중에 가짜 안동포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문의 054)822-9991.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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