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 산하전-(4)공산폭포

옹송그려 돌아누운 산그 어깨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산의 눈물

사람들은 그 눈물로 몸을 적셔

젖은 마음들을 말린다

풍만한 바위 덩어리 세찬 물줄기에

저 살들도 씻겨내려가

언젠가 뼈들이 드러나고 말테지

분지의 하늘

억겁의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싼 이곳에서

산은, 또 하나의 하늘

하늘에 기대어 삼단같은 머리채를 풀어놓는 저 폭포는

제 힘껏 떨어져

흰 거품만 남기고 시퍼런 멍으로 사라지는

물줄기의 겸허함

공산폭포 저 너른 바위 어드메쯤

저며둔 낮잠을 부려두고 온다

오래오래 저 슬픔과 벗하며

쉬어오라고

구름과 더불어 행복하라고

그림:강상택

글: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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