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나.서울은 합병

하나은행이 서울은행 인수자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합병은행의 등장이 은행업계 판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서울은행이 합병하면 총 자산규모가 84조원으로 신한은행을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 부문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가 갖춰지기 때문에 종합금융서비스를 위해 한걸음 더 나갈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1조원에 달하는 법인세 감면 혜택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은행의 합병이 은행들 사이에 합병이나 지주사 설립을 통한덩치키우기 바람을 거세게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합병 '하나은행' 등장

하나은행은 서울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하는 역합병을 실시하되 명칭은 '하나은행'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경우 서울은행이 안고 있는 이월결손금으로 약 1조원 가량의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손금으로 인한 법인세 감면혜택은 당기순이익의 29.7% 수준으로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이 올 목표 당기순이익 4천300억원과 3천억원을 달성할 경우 올해 감세혜택은 2천160억원에 이른다.

또 이월결손금 혜택은 5년간 지속되므로 합병 은행이 현재 수익성을 유지할 경우 법인세 감면 혜택이 1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총자산 규모 3위로 부상

하나.서울은행은 지난 6월말 현재 총 자산이 각각 58조원과 25조8천억원으로 합병하면 83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 경우 총 자산규모가 국민은행(197조5천억원).우리은행(103조9천억원)에 이어 3위가 되며 자회사들을 합친 신한지주(74조7천억원)보다도 10조원가량 더 크게 된다.

두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2천267억원, 1천83억원이었으며 총자산이익률(ROA)은 0.98%, 0.94%,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66%, 23.28%이다.

지점수는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이 각각 301개, 291개이고 직원 수는 하나은행이 3천811명, 서울은행이 3천851명으로 서울은행이 조금 더 많다.

◆과감한 구조조정 나설까

하나은행은 서울은행의 1인당 생산성을 하나은행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어 업계에서는 합병 이후 과감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하나은행과 중복되는 서울은행 지점이 전체의 60%에 달한다는 일부의 분석이나 자산, 순이익 규모가 절반에 불과한데 직원 수는 오히려 더 많다는 점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하나은행이 현재 규모를 유지하면서 질을 높이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했다.

무조건적인 인원 줄이기로 직원들과 마찰을 빚는 대신 수익이 높은 지역에는 여러개 점포를 유지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실시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수립 경쟁 기대

하나.서울은행의 합병이 중견규모 은행들의 대형화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 국민은행 수준으로 덩치를 불리기보다는 종합금융서비스를 위한 형태 및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경쟁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으로 발목이 묶여 있는 조흥은행이나 외환은행의 마음이 조급해질 것이고 신한지주도 한미은행 합병협상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제일은행도 현재는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독자생존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추구하는 펀드인 뉴브리지가 대주주로 있는 만큼 하나은행 등과 합병을 하겠다고 다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종합금융서비스를 위해 국민은행은 합병을 통한 초대형화, 신한지주는 포트폴리오 재편, 하나은행은 합병을 통한 부문별 규모의 경제 수립 등 각기 다른 방식을 택한 만큼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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