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업계는 최근의 투자위축 동향 때문에 현 시기를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하기보다는 잘하는 업체는 계속 잘하고 못하는 업체는 결국 문을 닫아야 하는 '구조조정'시기로 파악하는 분위기다. '잘 나가는 벤처업체들'의 성공비결을 살펴보자.
안철수연구소 세계 9위
▲한 우물을 파라= 출혈경쟁으로 제살을 파먹고 있는 정보보안업체들이 후회하고 있는 대목이다.
수년전만 해도 방화벽(Firewall) 부문에서 부동의 선두를 달리던 시큐어소프트의 경우 통합보안업체를 지향하면서 다른 포인트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하다가 결국 경쟁업체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이 업체 외에도 여러 업체들도 '남도 하는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무모함에 빠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비해 바이러스 백신 부문의 지존인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장기적으로 통합보안을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계속해서 바이러스 백신에 치중, 지난해 세계 백신시장 점유율 9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기업인지도는 경쟁력
▲선점효과의 위력=상반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포털사이트 NHN이나 다음, 인터파크 등 각분야 선두업체가 가진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선점효과다.
NHN은 한게임과의 합병에 이어 업계에서 처음으로 게임서비스에서 소액 아이템을 유료화시켜 최고 실적의 원동력으로 삼았고 다음의 경우 커뮤니티와 e메일 서비스에서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
다음의 이재웅 사장은 "다음의 경쟁력은 국내 사이트 가운데 가장 많은 페이지뷰와 방문자 수"라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이라는 브랜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단언할 정도다.
오프라인 기업에 비해 소비자 층이 얇은 벤처 업계에서 어느 한 분야를 선점한 업체는 기업 인지도에서 다른 업체가 따를 수 없는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
소비자는 상품을 원해
▲기술이 전부가 아니다= MP3플레이어 업계의 선두 업체인 (주)디지탈웨이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회사 우중구 사장은 엔진니어 출신이면서도 기술 지상주의를 가장 경계한다. 우 사장은 "국내 벤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면서도 기술을 팔려고 하는 오류에 빠져 있다"며 "소비자는 기술을 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사기를 원한다"고 지적해왔다.
벤처가 보유할 수 있는 기술은 대부분이 소규모 인력에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명확한' 것이어서 더 싼 가격에 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팔기 위해서는 디자인, 마케팅,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의 기획력 등 '명확하지 않은' 부분의 경쟁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실패는 당연…소신 경영
▲눈앞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상반기 업계 최초로 순이익 100억원을 달성한 NHN의 이해진 사장은 '벤처는 원래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단정짓는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정부나 창투사나 무슨 바람에 휩쓸리듯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했고 벤처들은 여기에 기대면서 커온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상반기 실적호조는서비스의 질을 꾸준히 높이면서 2년정도 내다보고 소신껏 경영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게임업체 넷마블의 방준혁 사장은 "벤처 역시 특별한 재주가 있는 분야가 아니고 일반 제조업과 같이 3년 정도가 필요한 산업분야"라며 "올해 성공한 벤처가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수년간 서비스개발과 수익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로 비용을 줄여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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