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종된 월드컵 정신

며칠전 저녁 무더위를 피해 가족과 함께 집 근처 대구 월드컵경기장에 갔다. 열대야로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자전거도 타고 배드민턴도 치고 잔디에 앉아 가져온 음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집에서 가져온 음식물을 먹고 있었으나 몇몇 사람들은 휴대용 버너에 고기를 구우면서 술을 마시고 한쪽에선 윗옷을 벗어던진 채 화투놀이를 하고 있었다. 경기장 주변에서 음식물 조리 등 화기사용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연기를 피우면서 고기를 굽고 있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월드컵 때의 단합되고 질서정연한 성숙된 시민의식은 어디 갔단 말인가.

음식을 조리하다 보면 찌꺼기를 흘리게 되고 여름철 악취의 원인이 된다. 또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어 놀러 오는 사람 대부분이 휴대용버너에 고기를 구워 먹는다면 주변 환경은 순식간에 더러워질 것이다.

막대한 돈을 들여 건립한 대구 월드컵경기장을 시민의 체육 및 휴식 공간으로 깨끗하게 보존하기 위해선 한층 더 성숙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아울러 행정당국에서도 순찰을 통해 취사금지 지도, 단속 및 홍보를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음료수자판기 옆에 5천원, 만원권을 소액으로 바꿀수 있는 환전기 설치와 화장실내 세면대에 비치된 물비누통에 항상 물비누가 채워지길 바란다.

전영중(대구시 만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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