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 수수료 챙기기 '급급'

국내 대부분의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들여다 보면 수수료 이익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들의 올 1/4분기 당기순이익 가운데 수수료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3.6%로 은행 고유업무인 이자 부분이익(32.4%)을 앞질렀다. 이는 은행들이 신용카드 사업에서 많은 수익을 올린데 따른 것이지만 올들어 각종 거래 수수료를 대폭 올린 것도 한 몫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오는 26일부터 영업시간 후 CD/ATM기 이용수수료를 현금 인출과 계좌 이체시 각각 100원, 200원씩 올리기로 했다.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은행들은 수수료를 현실화한다는 명분 아래 올들어 대거 수수료를 올리거나 신설했다. 수수료 인상에 따른 고객 불만도 커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수수료 체계 개선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다른 금융기관에서는 받지 않는 신용불량자 해지수수료를 유독 받고 있으며, 타행 송금시 지역간 차별을 두는 관행도 우리.서울 등 일부은행의 경우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객으로서는 수수료가 싼 은행을 찾고자 해도 이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해 놓은 정보가 없어 불편이 크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은 은행연합회의 홈페이지(www.kfb.or.kr)를 통해 19개 국내은행의 수수료를 공시토록 지도했다. 그러나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의 반발 때문에 아직도 은행 이름 없이 각 항목별로 최저, 최고, 평균 수수료만 나열해 놓고 있다.7일 모 은행 창구에서 만난 50대 남자는 "은행에서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면 수수료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컴맹인 중.노년층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은행들이 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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