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 산하전-(5)주왕산 제3폭포

주왕산에 갔더랬습니다.

참 가당찮게 흩어지는 마음 탓을 하면서

허우적거리며 걸어갔더랬습니다.

1, 2, 3 폭포를 오르며,

문득,

흐흐거리며 웃었습니다.

용케 만들어낸 길을 따라 들어선 가게.

더위로 한꺼풀 내려 앉은 액자속에서

발버둥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산 허리를 잘라

방울 방울 떨어지는 물의 잔치를 보며,

당신을 생각합니다.

물은 찰나의 기억력을 갖고 있다지요.

그래서 앞서 간 이의 길을 생각하며

계곡으로, 강으로 흘러 바다로 간다지요.

그러나,

어느 계곡, 어느 강에서 만나 함께 흘러

그래서 어느 시간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면,

무슨 이름으로 불러야 하나요.

어떤 그리움으로 기억해야 하나요.

….

차마 기억조차 되지 못한다면

도대체

당신의 뜻은 무엇인가요?

정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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