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신에 꼭맞는 코디 컬러리스트에게 물어봐

가정방문 교사인 윤복희(34.대구 북구 대현동)씨는 요즘 학부모들로부터 "얼굴이 예뻐졌다"는 칭찬을 부쩍 많이 듣는다. 알고보니 윤씨의 비결은 의외로 간단한 데 있었다.

그동안 자신의 피부색과 헤어컬러를 고려하지 않고 옷의 코디에만 신경쓰다보니 화장과 옷색상이 서로 대비돼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신 윤씨는 색채 전문가로부터 얼굴색에 맞는 메이크업과 주변 코디 색상에 관한 노하우를 얻고나서부터인상이 달라지게 됐다고 터놓았다.

윤씨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지난 6월 월드컵때는 붉은 악마 응원단으로 대표되는 붉은 색이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갔다. 건강, 생명력, 열정 등 외향적 이미지를 갖는 붉은 색은 경기장에서 푸른 색의 일본 울트라 닛폰 응원단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인간의 심리행동과 색채와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한 예로 들기도 했다.

일본의 도시를 방문하면서 건물 색깔과 간판.포장지 등 색채를 유심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다름아닌 일본의뛰어난 색채감각 때문이다. 규슈(九州)의 인구 40만명인 중소도시 나가사키(長崎)만 하더라도 대부분 고만고만한 규격의 간판이 제각각의 개성을 물씬 드러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월드컵 이후 색채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색채가 우리의 실생활 속으로 파고든 지는 불과 수년 안팎. 다만 우리가 공기의 중요성을 매순간 깨닫지 못하듯 색에 둘러 싸여 있으면서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컬러리스트 분야가 서울.부산 등에선 문화센터 강좌로 개설되거나 학원에서 색채공부를 하려는 젊은 층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대구 이경 이미지테크 부설 색채연구소(053-425-3990)를 최근 개설한 이경희 대표는 "건축, 섬유, 패션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색깔과 부딪치지 않는 경우란 거의 없다"며 "개인의 경우 피부색, 헤어컬러, 눈동자색 등의 차이에 따라 그에 맞는 색채를 찾아 진단하고 코디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녹색을 보면 사람들은 대개 초원이나 식물을 생각하거나 청춘, 희망, 평화 등을 연상하게 된다. 이는 녹색이 심리적 안정감과 평온함을 주기 때문인데 만약 두통이 갑자기 생길때 녹색 손수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두통약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빨강이나 주황색에 둘러 싸인 환경에서는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한 시간 정도 지났겠지 하고 시계를 들여다보면 30분밖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있다는 것. 따라서 집중을 요하는 자녀의 공부방이나 사무실은 파랑이나 청록계열 느낌의 차가운 색이 효과적이다. 커피도 커피색의 컵에 타서마시면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색상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데다 조색(調色)작업에 강한 호기심을 느껴 컬러리스트의 길을 걷게 됐다는 이씨는 "홈페이지 제작업체들이 마지막에 가장 애를 먹는 것이 다양한 콘텐츠나 분류방법보다 색을 뽑아내는 것이라고 실토한다"며"한국 여성들이 선호하는 붉은 색 립스틱 하나를 쓸 경우에도 선명한 빨강(Vivid red)과 어두운 빨강(Dark red) 제품사이에는 색채 이미지가 주는 효과가 달라짐에 유의해 구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컬러리스트는 색채에 관한 이론과 실무능력을 가지고 조사, 분석, 디자인 등 색채업무를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실행.검증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분야로 디자이너 업무에서 세분화되어 색깔을 창조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노동부가 올 하반기부터 신설한 국가기술자격시험 33개중 컬러리스트(1급), 컬러리스트 산업기사(2급)가 포함돼 있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