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 체험학습-석회동굴

여름 휴가 때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찾는 곳 가운데 하나가 '동굴'이다. 동굴은 체험 학습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주제이지만 그저 구경삼아 들렀다가 사진 몇 장 찍고 나면 그만인 경우가 대부분. 올 여름에는 자녀들과 함께 동굴의 신비에 좀 더 깊숙이 접근해보는 기회를 만들어보자. 마침 강원도 삼척에서 10일까지 세계동굴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가볼 만한 동굴과 가는 길=강원도 삼척의 환선굴과 경북 울진의 성류굴, 충북 단양의 고수동굴 등이 대표적인 동굴이다. 환선굴은 중앙고속도로 영주에서 내려 38번 국도를 타고 태백시를 거쳐 삼척으로 가기 전에 있다. 올 여름에는 이 일대 교통체증이 엄청나기 때문에 아침 일찍 길을 서두르는 게 좋다. 성류굴과 고수동굴 역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빠르다.

▨관련 사이트=삼척시청(www.samcheok.go.kr), 삼척세계동굴박람회(www.caveexpo.or.kr), 한국동굴연구소(www.koreacave.org), 한국관광공사(www.knto.or.kr), 환선굴(www.hwansongul.com), 청주 MBC 동굴 다큐멘터리(www.cjmbc.co.kr)

▨준비물=사진기, 돋보기, 손전등이나 헤드 랜턴, 노트와 필기구, 온(습)도계, 동굴 생물 도감, 플라스틱 병, 묽은 염산 조금, 긴팔 상의와 등산화 등.

▨가기 전에 알아둘 내용

1. 동굴의 유형과 구조=먼저 다녀올 동굴의 전체적인 유형과 구조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나라 동굴의 유형과 분포도 알아두면 좋다. 우리 동굴의 주류를 이루는 석회동굴과 용암동굴의 특성과 해당되는 것을 알아보자.

2. 석회동굴 생성 과정=석회암은 대개 죽은 바다 생물인 산호나 조개 껍데기, 뼈 등이 쌓여 생기는데, 바다 생물이 쌓여서 이뤄진 석회암이 왜 산에서 발견되는 걸까. 게다가 그 생물들이 적도 근처의 것이란 점은 더욱 이상하다. 이 과정들을 짚어가다 보면 한반도가 생긴 기원과 석회암이 따뜻한 곳에서 생기는 원인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3. 2차 생성물=석회동굴의 2차 생성물인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생기는 과정도 흥미롭다. 사전에 자료를 모았다가 직접 동굴에 가서 확인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4. 동굴 생물=각 동굴마다 대표적인 생물들로는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특징을 알아보자. 동굴 생물 사전이나 학습도감을 가져가면 좋다.

▨동굴 체험 학습

1. 온(습)도계로 재 보기=준비해간 온도계로 굴 입구와 굴 중간, 그리고 굴 끝의 온도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보자. 성류굴의 경우 온(습)도계가 중간중간에 있어 확인할 수 있지만 다른 곳에는 없다. 습도도 마찬가지로 기록해보자.

2. 물 떠서 실험하기=플라스틱 병을 가져가 석회동굴의 지하수를 담아 오자. 밖에 나와서 지하수를 끓이거나 햇빛으로 증발시켜 보자. 무엇이 생기는지 관찰하고 그 물질에다 준비해간 묽은 염산을 떨어뜨려 보자.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석회동굴 속을 흐르는 물을 증발시키면 탄산염(CaCO3)이 침전되는데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탄산염에 염산을 떨어뜨렸을 때의 반응식을 보고 결과를 확인해보자.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CaCO3(탄산염)+2HCl(염산)=CaCl2(염화칼슘)+H2O(물)+CO2(이산화탄소)

3. 이미지 이름 붙이기=동굴 안에 어우러진 다양한 형상들에 대해 제각각의 이름을 붙여놓았는데 각자 이름을 붙여보자. 이미지에 대한 연상 훈련과 감각 훈련이 될 수 있다. 하나의 형상을 마음 속에 생각해 두었다가 동굴을 나간 뒤 한사람씩 얘기해보면 서로의 다른 시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동굴 주변 볼거리=태백에서 환선굴로 가다보면 태백석탄박물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과 참나무 굴피로 만든 신리 너와집, 삼척 근덕면의 황영조 마라톤 기념관 등이 있다. 영주에서 성류굴에 가기 위해 울진 가는 36번 국도에 오르면 불영사 계곡을 끼고 민물고기전시관, 울진 원자력발전소 전시관 등 많은 볼거리와 체험학습장이 있다. 고수동굴이 있는 단양은 단양8경을 중심으로 돌아보면 된다.

▨주의할 점=관광 차원에서 동굴을 가면 여유가 없다. 구경하며 지나가기 바쁘고 뒷사람 때문에 자세한 관찰도 어렵다. 또 막상 동굴에 들어가면 너무 길어 빨리 나갔으면 하는 마음도 생긴다. 그럴수록 자녀들에게 동굴 속의 모든 것이 만들어지기 위해 수억년의 꾸준함과 인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얘기해주고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겸손해하는자세를 가르쳐주자.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미디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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