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캐릭터 알아줄 때 기뻐

"나를 표현하는 한 가지 방법일 뿐입니다".

일본 만화영화에서 갓 걸어나온 듯한 청소년들이 하는 말이다. 기성세대는 이해하기 힘든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거리에 나서는 이들은 그러나 당당하다.

코스프레(Cosplay)라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는 자신이 관심있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오락게임의 캐릭터나 유명가수 등을 똑같은 의상, 소품을 만들어 입고 동작을 재현하면서 즐기는 행위다.

지난 6월 23일 대구경북 아마추어만화협회에서 열었던 코스프레 행사 중 길거리 퍼레이드는 약 300여명이 참가했다.

대구경북 아마추어만화협회 회장 김인규(21)씨는 "시민들이 코스프레를 보고 아는 만화 주인공이 있으면 따라다니기도 한다"면서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지역에서 코스프레 동호회는 약 5~6개로, 회원 수는 200여명에 이른다. 중학생에서 대학생까지 연령은 다르지만 열성은 대단하다.

만화나 게임에서 관심있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분석하다가 그 캐릭터를 직접 재현해내게 된다. 직접 손바느질을 해서 만드는 캐릭터 의상은 수 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한벌당 30만원 이상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한벌당 재료비는 약 3~5만원정도.

코스프레 동호회 NG 회장 전덕영(21.영남대 휴학)씨는 "관객들이 '와 똑같다'고 캐릭터를 알아볼 때와 공연을 마치고 환호를 받을 때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초창기 일본 만화를 중심으로 시작된 코스프레는 현재는 게임캐릭터, 역사적 인물뿐 아니라 여러 캐릭터를 융합하기도 하고 해당 캐릭터를 패러디하는 등 그 표현양식이 넓어지고 있다.

대구미래대 애니메이션과 차경애 교수는 "코스프레는 청소년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자기 표현 방법"이라며 "숨어서 하지 않아도 되도록 교사나 부모가 관심을 가져, 표현 문화로 자리잡아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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