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미군 침공시 시가전 불사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대량 살상무기 폐기를 이라크에 다시 요구하면서 대(對) 이라크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라크 시가전 불사 천명=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이 침공할 경우 바그다드 등 주요 도시에 병력을 집중배치, 시가전을 벌여 미군을 물리칠 계획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후세인의 이같은 전술 채택은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사막전투에서 이라크 탱크부대와 중화기 등이 미군기 공습으로 쉽게 파괴된데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LA 타임스는 후세인이 바그다드 시내의 군사 목표물들을 500만명에 달하는 인구밀집지역으로 분산 배치하는 한편 정교한 지하벙커와 탈출통로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전직 미 정보관리는 "미군을 시가지로 유인해 양측 모두 많은 피해를 내면서 국제사회를 끌어들여 전쟁을 중단케 하려는 게 후세인의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후세인 경고 일축=미국은 8일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미국민은 불명스러운 패배 속에 등에 관을 지게 될 것"이라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경고를 일축했다. 대신 대량 파괴무기를 폐기하라고 이라크에 다시 요구했다.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후세인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독재자의 허세"라며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유엔 결의들을 완전히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동맹국 및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對) 이라크 전 준비 박차=영국의 BBC방송과 뉴욕 포스트, 월드트리뷴 등 주요 언론들은 카타르 등 걸프만 주변국가 공군기지의 대대적인 확충 등 일제히 미국의 전쟁준비 상황을 전했다.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는 미군의 지원으로 사실상 전시편제로 개편됐다. 최근 상업위성인 디지털 글로브에 의해 포착돼 공개된 인공위성 사진들은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의 활주로 길이가 1만3천피트로 길어져 중무장 폭격기의 이착륙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수백대의 전투기를 숨길 수있는 엄호건물까지 지어지고 있으며 3천800명의 병력을 수용할 수있는 대형 텐트촌까지 세웠다. 전쟁 발발시 합동공군사령부로 기능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또 쿠웨이트 남부의 한 비밀기지와 터키의 인터리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공군기지에도 대규모 확장과 장비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다.
백악관은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부인하고 있으나 부시 행정부가 단호하게 이라크의 제의를 거부하는데서 보듯 전쟁은 이제 궤도에 올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리=조영창 기자 cyc1@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