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산불리기'는 안된다

아파트 구조안전에 큰 문제점이 없는 한 '재산 불리기' 목적의 재건축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반면 일단 재건축 사업이 승인을 받으면 입주까지의 기간은 크게 줄어든다.

건설교통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정을 통해 최근 무분별하게 우후죽순으로 추진되면서 실현성 여부와 관계없이 가격만 치솟게 하는 현행 제도에 메스를 대기로 했기 때문.

9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이 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재건축 구역지정제를 도입,지금까지 주민들이 결정하고 기초자치단체장이 승인했던 재건축 결정 권한을 광역자치단체와 시민.환경단체 등이 포함된 지방도시계획위원회로 넘기는 것.

현행 재건축 절차는 추진위원회 설립→시공사 선정→안전진단→조합설립 인가→지구단위계획 수립→사업계획 승인→이주→공사 및 준공 순으로 주민들이 모여 재건축을 결정하고 시공사를 선정한 뒤 안전진단만 통과하면 다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재건축 움직임만 보이면 안전진단을 받고 용적률 등을 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실현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아파트 값부터 뛰는 것이 현실.

안전진단도 서울시의 경우 그동안 92건이 신청됐으나 6건만 통과돼 재건축이 허용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재건축구역(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추진위원회 설립→안전진단→조합설립 인가→시공사 선정→사업계획 승인→이주→공사 및 준공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재건축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구역지정 입안(시.군.구청), 주민의견 청취, 기초의회 의결, 구역지정 신청(시.군.구청),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구역지정(시.도) 등의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근주민 의견과 환경.교통.경관문제등이 종합적으로 감안돼 재건축 여부가 결정되는 셈.

이에 따라 재건축 사업은 개별단지별로 주민들이 신청하면 구청장이 사업을 승인해 주는 구속재량 행위였으나 앞으로는 300가구나 1만㎡ 등 일정규모 이상의 재건축 사업은 시.도나 전문가들도 사업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자율재량 행위로 바뀐다고 건교부는 설명했다.

건교부는 또 일단 재건축지구로 지정되면 전체 사업기간이 11~15년에서 6~7년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 법안이 시행되기 전이라도 하반기 조례를 개정, 지구단위계획 수립대상을 300가구 이상에서 20가구 이상으로 축소해 소규모 단지의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기로 했다.

시공사도 안전진단도 받지 않은 상태로 추진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선정했으나 안전진단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공개경쟁 입찰로 선정하도록 제도화, 시공사가 주민들을 부추겨 재건축을 조장하는 행위가 억제된다.

물론 이번 대책의 시발점이 된 강남 일부 아파트단지도 조합설립 인가를 받지못했기 때문에 새 법률의 적용을 받아 시공사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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