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랍, 아시아 각국과 미국내의 강력한 반대로 미국 부시 정권의 이라크 공격이 난관에 봉착했다.
독일은 대(對)이라크 군사공격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이라크 공격을 둘러싼 미-아랍권 국가들간의 마찰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의 반대=독일 제2공영TV ZDF는 9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지속적 봉쇄정책과 압력을 통해 유엔 무기사찰을 수용토록 하는 방안이 최상책"이라며 독일은 어떤 경우에도 이라크 공격에 가담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날 ZDF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독일 국민의 81%가 이라크 공격 참여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가니스탄에 미국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병해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대(對)테러 전쟁에 적극 협력해온 독일이 이처럼 강경입장으로 선회함에 따라 이미국제사회의 저항에 부닥친 부시 정권이 궁지에 몰리게 됐다고 독일 언론은 평가했다.
◇아랍·아시아권의 입장=미군에 기지를 제공 중인 아랍권 국가들은 벌써부터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측은이미 이라크 공격에 기지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아랍연맹(AL)의 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은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이 국제관계를 혼돈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도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있다. 일본은 이라크 문제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고, 최근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인도는 미국의 군사행동은 이라크 국민의 고통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가 반대의사를 밝혔으며 미국의 우방인 필리핀과 호주도 조심스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내 반응=그동안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해온 부시 정권이 국내외 반대 입장에 따라 공격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을 위한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에는 막대한 경제, 외교적 손실과 엄청난 인명피해가 따를 것이라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콧 맥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계속되는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대입장과 관련해 "우방들의 우려는 가정에 대한 억측으로 끝날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은 그동안의 대 이라크 봉쇄정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라크가 아프가니스탄처럼"해방된다면 매우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런 발언은 지난 1991년 걸프전 이후 미 행정부가 추구해온 이라크제재조치의 실효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암시를 던지고 있다.
한편 9일 미군은 해병대와 특수부대 주축으로 캘리포니아주 사막지대에서 사상 최대규모의 전 병과 합동 도시전훈련(UCAX)인'밀레니엄 챌린지 2002'를 벌이고 있다고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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