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도산면 단천리 백운마을의 35가구 주민 90여명이 이번 집중호우로 전기·전화가 끊기고 식수도 없이 외부와 차단된 채 3일동안 고립됐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같은 사정은 9일 오후 안동소방서 119 구조대원들이 흙탕물이 소용돌이치는 급류를 헤치고 고립된 이 마을에 투입되면서 알려졌다.
백운마을은 외부와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인 낙동강 본류의 잠수교가 7일 새벽 3시쯤 유실된데다 전봇대가 물살에 휩쓸려 넘어지는 바람에 전기·전화가 한꺼번에 끊겨 그동안 고장 신고도 하지 못하는 등 기막힌 상황에 처했었다.
간이 상수도의 모터가 멎는 바람에 식수조차 구할 수 없었던 것.이날 낙동강에 밧줄을 맨 뒤 모터보트를 띄워 마을로 들어 간 60여명의 119 구조대원과 소방관들은 침수 가옥의 안전 점검을 끝내고 탈진 상태에 빠진 이유교(60·여)·박영진(79)씨 등 마을 주민 3명을 구조해 안동병원과 안동의료원에 긴급 이송했다.
또 이날 오후4시쯤부터 식수와 생필품이 공급되고 끊긴 전기·전화가 다시 복구됨에 따라 마을 주민들의 생활이 61시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119 구조대원과 함께 마을로 들어 간 한전·통신공사 직원들은 이날 오후 6시까지 마을내 침수된 농경지 2ha의 벼 세우기와 배수로 파기 등 농경지 복구 활동도 폈다.
119 구조대원들은 8일 오전에도 이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도강을 시도했으나 강 양안에 매어 둔 밧줄이 급류에 휘말려 두번이나 터지는 바람에 실패했었다.
마을 주민 주경희(71·여)씨는 "상수도가 고장난 데다 온통 흙탕물 투성이여서 먹을 물을 구할 수 없었고 밤이 되면 촛불도 없이 깜깜한 방안에서 그냥 지내야 했다"며 전기가 다시 들어오자 놀란 가슴을 겨우 쓸어 내렸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