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장 얼리는 공포영화 2편 잇따라 개봉

공포영화, "여름 너 잘만났다".

밤이 더욱 끈적끈적한 여름, 심장을 얼리는 호러영화 두 편 '디 아이(15일 개봉)'와 '피어닷컴(8일 개봉)'이 관객을 찾아간다. 각막이식 수술과 인터넷 서핑을 얼개로 한 최첨단 공포물. 휴대폰을 이용한 귀신(영화 '폰')까지 등장하더니 요즘 귀신은 시대감각도 뛰어나다.

▨'디 아이(The eye)'

각막 이식수술로 19년만에 처음으로 눈을 뜬 '문'(안젤리카 리 분). 같은 병실 할머니가 한밤중에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에 이끌려 나서는 모습이 그녀의 흐릿한 시선에 잡힌다.

할머니를 따라나선 복도에는 그러나 아무도 없고,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밤새 숨졌음을 알게된다. 문은 전날 밤 귀신을 배웅한 것이다.

영화 '디 아이'는 기획발단부터 영화적이다. '태국 북부의 한 도시에서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예견한 한 소녀는 주민들로부터 마녀로 몰려 괴롭힘을 당하고, 소녀는 끝내 자살했다. 그리고 그녀의 시신 중 각막은 어디론가 기증됐다'.끊임없이 문의 주위를 배회하는 귀신들.

'누나, 내 성적표 못봤어?' 칭얼대는 꼬마, 식당앞에서 푸른 혀로 고기를 핥는 여인,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중에 떠있는 노인…. 귀신들은 급기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문의 일상속으로 찾아온다. "본다"는 축복은 저주로 변하고, 눈 뜨기 조차 두려워진다.

문은 거울 속에서 자신과 다른 모습을 한 여자의 얼굴을 발견하고 자신에게 각막을 기증한 소녀 '링'의 흔적을 쫓아 태국으로 간다.

▨피어닷컴

눈에 피를 흘리며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사람들이 무참하게 살해되는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형사 '마이크'(스티븐 도프 분)와 보건국 조사원 테리(나타샤 멕엘혼 분)는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살해된 사람들이 모두 인터넷상에서 '피어닷컴(feardotcom)'이란 사이트에 접속했음을 알아낸다.

영화 피어닷컴은 온라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복수를 배달한다는 데서 일본영화 '링'의 비디오테이프와 닮아있다. 단지 이번엔 스너프 무비(실제 살인이나 강간 등을 찍은 영화) 희생자의 복수가 담겨있다.

사건 해결을 위해 죽음의 사이트에 접속한 마이크. 창백한 소녀의 환영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공포가 점점 그의 목을 죄어온다. 인터넷을 타고 나타나 원혼은 스너프 필름에 탐닉하는 인간들을 벌주고, 진실을 밝혀줄 것을 호소한다.

영화 디아이와 피어닷컴은 최근 공포물의 새로운 양식에 충실하다.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 고전의 '장화홍련전' 양식에 맞물린다. 유일하게 귀신을 볼 수 있고, 원한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신관사또의 몫. 디아이와 피어닷컴의 주인공은 장화홍련전의 신관사또다. 첨단 멀티미디어 시대에도 공포는 복고를 꿈꾸는 것일까.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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