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남북 장관급 회담

9개월 만에 열리는 장관급 회담(7차)은 비교적 순항이 예상된다. 북한이 의외로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령성 내각 참사를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은 회담 첫날인 12일 이례적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서울로 들어왔다. 종전 북경을 거쳐 입국하던 관례를 북측이 깬 것은 의외가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적극성은 이미 금강산 실무대표 접촉에서도 보여줬다. 실무대표 접촉에서 북측은 "이미 합의해 놓고 이행하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의하자"며 회담에 강한 의욕을 보인 바 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의 경우 쌀 지원을 제외하고 북측이 얻을 것이 거의 없는데도 이처럼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큰 변화"라고 말했다.

7차 장관급 회담에서 남측 양측이 집중할 대목은 각급 회담 일정을 조정하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실무접촉에서 거론된 제2차 남북경협추진위원회, 금강산 관광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 북한 경제시찰단 파견, 군사당국간 회담 등의 일정을 확정하는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 확실하다.

남측은 북측이 회담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만큼 이르면 8월말쯤 적십자 회담과 경협추진위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협추진위를 통해 쌀 지원을 받아야 하는 북측 입장에서는 적십자 회담을 거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에 따라 부산아시안 게임(9.29~10.14) 기간을 감안해 5차 이산상봉을 추석 이전에 마치고 적십자 회담에서 면회소 설치 문제 등을 타결짓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서해사태와 관련된 합의를 이끌어 낼 군사당국간 회담 등의 문제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입장에서는 서해교전 이후 남북간 무력충돌 방지책,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등을 위해 군사당국간 회담을 조기에 재개하는 것이지만 북측의 성의있는 태도가 문제다.

특히 북측 대표단은 종전까지 군사문제에 관한 한 재량권을 거의 보이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당장 이번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이 이 문제를 합의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각급 합의에 대한 이행보장 장치를 마련하는 문제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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