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대폰 벨소리 늑대.처녀귀신 울음

도서관, 사무실, 시내버스 등 공공장소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폰 소음 공해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휴대폰 사용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각종 '엽기' 벨소리까지 잇따라 등장, 시민들의 불쾌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 인터넷 벨소리 다운로드 사이트. 이 사이트의 엽기 벨소리 코너에는 악마의 저주-공포특급 벨소리, 처녀귀신 흐느끼는 소리, 빠라바라바라밥(폭주족 오토바이 경적소리) 등의 벨소리로 가득했고 조회수도 1만~1만5천건에 달했다.

다른 인터넷 서비스 코너도 사정은 마찬가지. 늑대울음, 개 짖는 소리 등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하는 각종 벨소리들이 수천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버스로 출근하는 회사원 이모(29.대구시 수성구 파동)씨는 버스 안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각종 휴대폰 벨소리 때문에 하루를 망치고 있다.

'띠리릭' 일반 휴대폰 소리도 참기 힘들었는데 언제부턴가 이씨의 신경을 거스르는 각종 '엽기' 벨소리가 속속 등장해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휴대폰 벨소리가 귓가에 맴돈다는 것.

이씨는 "강아지 소리, 오토바이 경적 소리, 귀신 흐느끼는 소리 등 귀에 거슬리는 휴대폰 벨소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장난삼아 10~20분 동안 온갖 벨소리를 시험하는 사람들도 적잖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 도서관에서 보내는 대학생 박모(26)씨도 1분이 멀다하고 울려대는 휴대폰 벨소리에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소리를 진동으로 바꿔놓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데다 일부학생들 경우 휴대폰을 놓아두고 자리를 비우거나 휴대폰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새우잠을 청한다는 것.

휴대폰 벨소리 스트레스가 도를 넘어서자 정부차원에서 휴대전화 벨소리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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