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강문 선원 김만삼 관장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붓다호흡'을 30년 가까이 수련해온 김만삼(57) 관장은 육체의 힘에서 벗어나 내면의 세계로 회귀한 인물이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영남대병원 정문 어귀에 금강문 선원(053-651-6523)을 열고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30년을 한결같이 내공 수련에 정진해온 우직함과 열정이 엿보인다.

불경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에 따르면 붓다호흡은 인간 고통의 원인인 번뇌망상을 호흡을 통해 멈추는 조식법의 하나로 부처님이 한 호흡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붓다호흡에 눈을 뜬 것은 지난 1972년. 태권도와 합기도, 우슈 등 각종 무술로 일가를 이뤘지만 내공의 부족함을 느끼던 때였다.

경북 경찰학교 태권도 교사로 일하던 중 수소문 끝에 만난 한 스님이 그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히말라야 설산에서 10여년동안 붓다호흡을 수행한 스승의 거처인 경남 함양 백운산 상연대를 수없이 오르내리며 수련을 거듭한 그는 불성(佛性)에 의지한 붓다호흡의 참 의미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함양태수를 지낸 최치원 선생이 모친의 기도처로 조성했다는 상연대에 1년의 절반을 머물며 '마음에 의해 호흡을 하고 호흡을 통해 마음을 본다'는 화두를 들고 정진했다.

김관장은 가구 기능장으로도 이름이 높았다. 70년대 청년시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4차례나 입상하는 등 손재주가 비상했다. 나무의 물성을 제대로 깨우친 그가 꼼꼼한 솜씨로 만들어낸 각종 가구들은 아름답다고 할 정도로 뛰어났다. 하지만 무술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만져온 나무에도 그는 몇년전 손을 뗐다.

수행의 결과로 능히 사람을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스승의 엄한 당부를 따르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수련해온 호흡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1998년 10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 붓다호흡을 전수하는 선원을 열면서 한눈 팔지 않고 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는 얼마전 수십년동안 무명을 일깨워준 스승의 가르침을 일차적으로 정리한 붓다호흡 지침서인 '수행정록'도 출간했다. 불교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와 수련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 출발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배운 것을 계속 정리해 책으로 엮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흡과 기도는 자성(自性)을 깨우치는 수련이라고 말한 김관장은 밖으로 향한 눈을 호흡을 통해 안으로 되돌리는데 붓다호흡이 한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흡을 통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자기자신을 닦는 일이 수련이며 업(業)에서 벗어나는 길이 진정한 수행의 의미라는 것이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 속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호흡수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정작 입문한 뒤 한 구비도 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는 안타까워 했다. 수련은 시간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마음 닦음이라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래서 김관장은 회광반조(回光返照)라고 했다. 자기가 의지할 곳은 마음이며 이미 완성된 마음을 보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깨달아야할 덕목이라고 그는 화두를 던졌다.

서종철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