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타자 이승엽 '신기록 제조' 돌입

이승엽, 26세, 95년 프로야구 삼성 입단, 프로경력 8년차.한국 프로야구의 '국보급 투수' 선동열이 그의 위대한 기록들을 가지고 장차 '한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제일 먼저 들어갈 때 타자로서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선수는 누구일까? 80년대의 스타 이만수와 90년대 초반의 스타 장종훈(한화), '야구 천재' 이종범(기아)도 아마 이승엽에게 길을 비켜줘야 할 지 모른다.

지난 99년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연간 54호의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을 때 그에게는 이미 '국민 타자'의 칭호가 따라붙었으며 아직 2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뤄놓은 성과만으로도 그는 '위대한 타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할 수 있다.

올 시즌 이승엽의 성적은 눈부시다. 12일 현재 홈런 1위(33개), 타점 1위(92타점), 장타율 1위(0.696), 최다안타 2위(117개), 출루율 2위(0.446), 타율 4위(0.332)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1~4위를 달리고 있으며 6년 연속 30홈런의 금자탑을 쌓아놓았다. 타율 1위(0.349)와 최다안타 1위(118개)를 고수하고 있는 이영우(한화), 출루율 1위(0.452)의 장성호(기아)와 격차가 크지 않아 도루를 제외한 전부문 1위를 노리고 있다.

타율 타점 홈런 부문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했던 단 한 명의 '타격 3관왕', 이만수의 영광을 넘어설 가능성이 많다. 올해 개인 통산 최다승 기록을 수립했으며 현재 다승 공동 1위인 송진우(한화)가 30대 중반의 많은 나이에 성취하고 있는 극적인 성과가 눈부시긴 하지만 이승엽은 팀의 좋은 성적을 이끌고 있는 점에 비추어 지난해에 이어 시즌 MVP 수상 후보 0순위이기도 하다.

그가 새삼 주목받는 것은 초년병 시절, 천부적 타격 재능을 지닌 교타자로 활약하다가 이내 국내 최고의 슬러거로 변신했으며 올해는 두 가지 재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타격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발을 땅에 붙이는 새로운 타격 자세를 완전히 소화, 한 단계 진보했으며 그의 장타력으로 인해 별 필요가 없는 도루 능력을 빼고 1루수로서 수비력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엽은 1, 2년 후 그의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스타'로서 필수 과제인 소속팀 삼성의 우승을 먼저 이뤄내야 하며 그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계획이다. 재능이 뛰어나지만 섬세한 신경을 지닌 그가 결코 쉽지 않은 메이저리그에서 비범한 능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그는 비로소 선동열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13일 선발투수=삼성 패트릭-롯데 염종석(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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