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에서-추락하는 청도복숭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절정기를 누렸던 청도복숭아가 올해는 형편없이 추락, 농가에서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자성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전국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고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도복숭아가 올해 왜 이렇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아봤다.

▨청도복숭아 현황

지난해 엄청나게 좋은 시세를 유지해 복숭아 농가에서는 "올해만 같아라"고 콧노래를 불렀다. 높은 가격으로 서울·부산 등 대도시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4천478농가에서 2천44ha를 재배, 2만487t(호당 4.5t)을 출하하여 287억원(농가당 평균 640만원)의 고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당도가 낮아 판매가 부진하고 가격도 추락하자 9일 복숭아시범사업 평가회를 갖는 등 긴급대책에 나섰다. 분석결과 5, 6월중 가뭄으로 과실 비대가 불량했던데다 7월의 잦은 비로 씨앗이 갈라지는 '핵할 현상'이 나타나고 낙과로 인해 수확량이예전만 못한데다 당도도 12도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

▨가격현황

이번주부터 가격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당도 저하에다 소비자의 구매력조차 떨어지는 최악의 현상을 겪었다. 공판장 경매가격이 지난해는 평균 1만2천원~1만3천원(10kg들이)선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7천~8천원으로 폭락했고 이번주부터 1만원선으로 회복하고있는 추세다.

▨문제점

청도지역 복숭아농가에서는 그동안 맛과 품질, 생산량면에서 '전국최고'란 자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청도복숭아의 이미지가 날이 갈수록 추락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있다. 결국 신기술 습득과 과감한 수종갱신만이 살길이다. 이같은 위기의식 속에서 일부 농가는 자발적으로 품종개량 작업을 추진,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둔 곳도 있다. 그리고 외국수출 등으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회생대책

경북도농업기술원 청도복숭아시험장 권태영 연구사는 "복숭아 재배농가들의 공통적인 현상은 소비자를 등한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눈과 입맛에 맞는 품질을 생산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생산자 위주로 제품을 생산, 소비자들이 선택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는것.

생존 방안으로는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고 수출할 수 있는 좋은 품종 개발 △판매의 유통경로를 단순히 할 것 △소비자들이 생산자를 믿는 강한 신뢰성 구축 △재배농가 재해보상과 재배 면적에대한 직접 지불제와 같은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에서도 "현재 품종이 신백도로 편중되어 있는데 당도가 높은 일천백봉, 장택백봉, 오도로키, 천중도백도 등 우량 품종으로의 갱신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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