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재난을 이기는 지혜

때 지난 많은 비로 온나라가 많은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 이전에도 많은 비가 없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장마가 끝난 후의집중 호우로 그 피해가 더욱 큰 것 같다. 신문방송에 따르면 이번의 기상이변은 단순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지구촌에서 발생해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전한다.

과학자들은 4년 전 전세계적에서 2만4천명이 숨지고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동아시아에 극심한 타격을 가했던 '엘니뇨'와 아시아 지역을 두텁게 둘러쌓고 있는 길이 3㎞에 달하는 '아시아의 연무'가 이번 기상이변의 원인이라고 꼽고 있다.옛말에 '뿌린대로 거둔다' 했듯이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기상이변은 우리 스스로가 불러들인 재난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잣대로 자연을 대하기 때문에 볼 수 없을 뿐, 자연은 인간과 거미줄과 같이 서로 얽혀서 공존 공생하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인간이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 병이 오듯이 자연 또한 마찬가지다. 자연을 생명체로 생각하지 못하고 인간생활에 필요한 도구나 이용할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현재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재난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번 물난리를 겪으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자연의 위력 앞에 겸허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인간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한자로 '人'으로 표기하는 것은 /(하나)와 \(다른하나)는 홀로 설 수 없지만 의지하면(人) 설 수 있음을 뜻하듯 인간은 서로의지하고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과 불은 상극된 물체지만 둘을 서로 조화롭게 이용해야 우리 생활의 기반이 서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를 내세우기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조화롭게 사는 것이요 나를 살리는 길임을 깨달아야 겠다.

성난 물살에 가족과 집을 잃은 사람들의 비통한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쉽게 아물 수 없는 상처가 아니겠는가. 우선 우리 모두의따뜻한 마음과 손길을 모아 그들의 무너진 가슴부터 다시 일으켜 세워놓고 볼 일이다.

동화사 기획국장 법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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