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함, 엉뚱함, 엽기적임 등의 수식어를 달고 있는 3D 애니메이션 '슈렉'은 기존의 동화적인 이야기들과는 분명히 다른 재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으며, 디즈니의 '라이언킹'을 능가하는 흥행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슈렉'이 권선징악의 단순한 동화적인 이야기 구조를 갖는 것이 아니라,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많은 패러디 장면과 상상을 초월한 기발한 장면들이 잘 조화를 이뤄 관객들의 입맛에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슈렉은 성밖 늪지대에 사는 엄청나게 못생기고 무지무지 큰 괴물이다. 슈렉은 지저분한 진흙으로 샤워를 즐기고, 양초 대신 귀지로 불을 켠다. 양치질을 하면서 거울을 쳐다보자 거울이 깨지고, 연못에서 목욕을 하면서 방귀를 뀌자 물 속의 물고기가 떠오를 정도로 엽기적인 인물이다.
우리도 조금 지저분하게 여기는 방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방귀를 뀔 때 소리가 나는 것은 항문을 둘러싸고 있는 고리모양의 근육인 괄약근의 진동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의지에 의해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입이나 겨드랑이 사이의 공기를 압축시켜 방출하는 방법을 통해 방귀 소리를 흉내 내는 것 또한 입술이나 겨드랑이 사이의 피부를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방귀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가스와 악취의 원인이 되는 황화수소, 암모니아, 스카톨, 인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방귀 가스의 일부는 음식물을 삼킬 때 위 속으로 들어온 가스가 음식물과 함께 내려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대장에서 세균의 분해작용으로 발생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변 특유의 냄새를 풍기게 하는 것이 스카톨(그리스어로 '스카토스 skatos'는 배설물이라는 뜻이다)과 인돌인데, 공기 중에 미량 포함되어 있으면 오히려 향기로 느끼기 때문에 향수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슈렉이 트림으로 불을 켜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람의 트림은 위 속의 공기가 빠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불이 붙지 않는다. 하지만, 슈렉의 경우 늪지의 진흙에서 유기물이 발효할 때 발생하는 메탄을 몸 속에 일부 축적한다거나 체내에서 발효시켜 충분한 양의 메탄을 얻을 수 있다면 불을 켤 수도 있을 것이다.
슈렉이 덩키에게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며 설명하는 장면에서 그들의 앞에 뜬 커다란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이 보름달은 지평선 근처의 달이 커 보인다는 우리의 경험에 의한 것을 과장되게 그린 것으로 달이 이렇게 커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이다.
이것은 지평선 근처에 낮게 뜬 달이 머리 위에 있는 달 보다 무의식적으로 멀리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같은 크기이지만 지평선의 달을 크게 보는 것이다.
혹시 지평선 부근의 달이 더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머리 위의 달이 관찰자에게 더 가깝지만 이 거리 차이는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이다. 다음 번에 달이 뜰 때 자를 가지고 나가 크기를 측정해 보면 우리의 눈이 얼마나 속기 쉬운지 알게 될 것이다.
구미 진평중 교사 nettre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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