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하면 으레 석기나 청동기 시대 유물에서부터 신라-고려-조선으로 이어지는 유물들을 모아 전시해둔 곳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대구 도심 이곳저곳에까지 생겨나고 있는 작은 박물관들에는 이와 다른 특별한 것들이 있다.
규모가 크지 않아 보는 이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생활과 가까운 유물들이 많아 친숙함마저 들게 한다. 시간이 많지 않아도 좋다.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는 대구 도심의 작은 박물관들을 찾아나서 보자.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
희귀자료 1천점 보유
◇영상박물관(kvm.or.kr)=대구시 중구 화전동의 대구극장 맞은 편 2층에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하며 일요일은 쉰다. 영화, 사진, 비디오 등과 관련된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국내보다 외국에 더 잘 알려져 외국인들이 대구에 오면 즐겨 찾는다고 한다. 공간이 좁아 초등학생은 30명 정도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주차할 곳이 마땅찮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이 필수.
〈체험 학습〉
▲카메라의 역사=100년 전의 사진기에서부터 진공관 라디오와 축음기판 등 희귀한 미디어들이 1천여 점 있다. 비디오 카메라까지 전시돼 있어 카메라의 역사를 한 눈에 공부할 수 있다.
▲사진의 역사와 발전 과정=눈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박물관을 운영하는 김태환(63)씨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진에 얽힌 이야기, 100년전의 사진 필름 등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다.
▲영화와 영상의 차이=영화는 무엇이며 영상은 무엇인지, 영화와 영상의 차이는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16mm 와 8mm 영사기로 직접 영화를 보여주는 게 압권. '내 인생은 나의 것'이란 16mm 영화나 23세 때 엘비스 프레슬리의 영화 등을 보여준다고 하니 이색 관람이 될 것 같다.
대구 첫 사과나무 눈길
17세기 의료기 등 전시
◇동산의료원(www.dsmc.or.kr) 내 선교.의료.생활박물관=계명대 동산의료원 안에 무슨 박물관이 있을까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명하면서도 유명하지 않은 박물관이다.
동산의료원 주차장 오른편의 남문을 거쳐 언덕을 조금 올라가다 보면 붉은 벽돌의 서양식 이층 양옥을 만나게 된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따라 들어가면 박물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곳은 안내원을 거쳐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번거롭지만 편리한 안내가 장점. 인터넷으로 확인, 예약한 뒤 방문하는 게 좋다.
〈체험학습〉
▲100년 전 사과나무=1906년에 지어진 스위츠관(선교 박물관)을 들어가기 전에 1899년 미국에서 들여온 사과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대구 사과의 출발점에 있는 나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구 사과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경이로움까지 던져준다.
▲선교 박물관=우리 근대사는 서양인들의 선교의 역사와 맞물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교란 무엇이고 선교를 통해 어떤 점이 좋았고 또 어떤 부작용이 있었는지 자녀와 토론해볼 만한 볼거리를 준다.
▲의료 박물관=1800년대의 의료 도구들을 볼 수 있다. 그때의 의료 도구들을 살펴보면서 지금의 것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자. 당시 생활 구조 그대로 보존돼 있어 그 때 서양인들의 생활 구조도 알 수 있다.
▲교육 역사 및 3.1운동 역사관=다른 두 곳에 비해 남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조선시대의 생활 도구에서부터 60∼70년대의 도시락, 가방, 교실의 풍경 들을 볼 수 있어 자녀에게 그 때의 얘기를 들려주면 흥미진진한 체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농기구.생활도구 등 진열
조경 잘돼 쉼터역할도
◇월곡 역사 박물관=달서구 상인동 송현주공아파트 뒤편에 단양 우씨 종택이 있던 곳을 새롭게 지난 5월에 개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다.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과 함께 의병활동을 한 우배선 장군 관련 소장품과 각종 생활 기구, 농기구 등이 진열돼 있다.
특히 아름드리 노송이 장관인 아담한 언덕 모양의 장지산과 물고기가 뛰노는 연못, 그리고 오솔길 같은 산책로로 어우러진 박물관내 조경 시설이 좋아 쉼터로도 좋은 구실을 한다. 이밖에 건들바위 네거리의 무속 박물관과 중구 남산동의 관덕정 순교 기념관 등도 가볼 만한 곳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미디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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