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남북 장관급회담

남북 장관급회담 마지막날인 14일에도 양측은 군사문제로 대립했다. 경제협력과 교류문제와 관련해서는 북측이 적극성을 보이는 바람에 일찌감치 합의점을 찾아 놓은 것과 달리 군사당국간회담 등은 북측의 완강한 태도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경협과 쌀지원 등을 위해서는 군사문제 합의가 우선돼야 하는 남측으로서는 자신들의 소관사항이 아니라며 발뺌하는 북측 대표단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우선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을 최우선 과제로 한 남측은 비무장지대 통과를 위해 필수적인 북한 군부 동의를 위해 군사실무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측은 공동보도문에 원칙적인 언급만하고 군사실무접촉과 관련해서는 이달말 열리는 경협추진위원회에서논의하자며 남측을 오히려 설득하고 나섰다. 무력충돌방지를 위한 군사당국간 회담 역시 마찬가지였다. 북측 대표단은 자신들의 소관사항이 아니라며 "군부에 건의한다"는 식으로 넘어 가려 했다.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실무대표 접촉에서 우리측은 군사실무접촉 일정 등을 놓고 북측을 설득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리측은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3차 전체회의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군사회담 일정 마무리에 총력전을 펼쳤다.

우리측 관계자는 "군사문제와 관련해 북측이 성의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는 한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경협이나 교류문제에 대해서는 일사천리로 합의점을 찾았다. 양측은 지난 8·4 금강산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공동보도문을 토대로▲ 9월초 제4차 금강산 적십자회담 및 제5차 이산가족 순차상봉 ▲ 연내 경의선 철도 연결 ▲ 8월말 제2차 경제협력 추진위원회 개최 등에 대해 합의점을 끌어냈다.

경협추진위원회 2차회의에서는 연내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과 개성공단 착공, 임진강 수해방지 대책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또 이 자리에서는 북한에 대한 쌀지원 문제도 논의된다. 30만-50만t의 쌀을 북한에 차관 방식으로 제공하되 시기와 규모는 경협위에서 최종 확정키로 했다.

6·15 공동선언후 5번째가 될 이번 금강산 5차 이산가족 상봉도 추석을 전후해 개최한다는데 합의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내달초 4차 적십자회담에서 결정되겠지만 양측은 이산상봉을 정례화한다는데도 원칙적으로 의견일치를 봤다.

이밖에 양측은 부산 아시안게임과 8·15 민족공동행사, 남북축구대회 등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당국 차원에서 지원·협력하기로 의견일치를보는 등 군사문제를 제외한 분야에서는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