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인재 킬러 유형'

지식정보화 시대로 압축되는 21세기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우수 인재 확보와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길이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첨단기법을 동원해 유형·재무자산을 엄격히 관리하면서도 인재 관리에는 허술한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식 경영은 단순히 정보기술이 구축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스템을 활용해 창조적인 일을 해내는 인재 풀의 운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견해다. 지구촌은 이미 '인재 확보 전쟁'이 뜨거워져 있다.

△실제 우리는 세계 선도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우리의 미래는 전략이 아니라 인재에 달려 있다'며, 조직 전반에 걸쳐 인재를 중요시하는 사고를 확립해 나갈 것을 강조하는 경우를 보아 왔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서도 그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실력을 키우고 열정을 고무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죽이는 일은 없는지 자성해 봐야겠다.

△LG경제연구원이 '인재 킬러형 관리자의 일곱가지 유형'을 제시한 보고서를 내놓아 화제다. 이 보고서는 그 유형으로 독선적 권위형·무임승차형·감성결핍형·해바라기형·자린고비형·자유방임형·이지메형을 들고, 인재가 제 능력을 발휘토록 하려면 이 같은 관리자는 되지 말라고 권고한다.

이런 관리자들의 경우 해당 직원들은 물론 다른 동료 직원들의 정서적 불안감과 사기 저하를 유발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내부의 적'이라고도 경고하고 있다.

△'인재 유치는 시작일 뿐, 중요한 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능력을 키우고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선적 권위형'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막아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끌어내지 못하고, '무임승차형'은 부하의 공을 가로채며, '감성결핍형'은 직원들의 고충에 무관심해 조직 이탈을 부추긴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해바라기형', 투자 마인드가 부족한 '자린고비형', 칭찬만 일삼는 '자유방임형',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이지메형'도 '킬러'라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처럼 직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나라도 드물지만 전문성이나 실제 해내는 일의 양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진다고 한다. 이는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의미한다.

아직도 우리는 근무를 '몸으로 때우는'식으로 여기거나 직장 안에 인재들의 능력 발휘를 되레 가로막는 '내부의 적'들도 적지 않아 그런 건 아닐는지.... 옛말에도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다. 인재를 중시하고, 그들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는 '내부적인 자성'이 요구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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