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슬픈 나막신-아이들 입통해 전쟁의 의미 물어

◇사회에서 억눌리며 살아가는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며 사랑을 잃지 않는 삶을 사회진보와 개혁주의를 바탕으로 스펙터클하게 그려나간 작품은? 바로 '레 미제라블'. 탄생 20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의 소설 '레 미제라블'(동서문화사, 전 6권 각권 8천원)이 송면 한국불어불문학회장의 번역으로 동서문화사에서 출간됐다.

빵 한개를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미리엘 주교에게 감화되어 선한 인간으로 살려고 애쓰는 장발장의 얘기는 바로 시대를 초월한 민중문학으로 각광받고 있다. "1861년 6월 30일 아침 8시 30분 창문 너머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나는 '레 미제라블'을 끝냈다네…이제는 죽어도 좋아"라고 한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적었을 만큼 위고 스스로도 이 작품을 일생의 역작으로 생각했다.

동서문화사가 이번에 펴낸 '레 미제라블'은 '유그판'(版)을 완역한 것이다. 유그판은 '레 미제라블'이 최초로 출간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글을 잘 모르는 민중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프랑스 유그출판사가 화가 에밀 비야르의 판화 등 300여장의 삽화를 함께 수록한 것이 특징이다.

◇열아홉살 이래 죽지 않는다는 신념만으로 고통의 세월을 이겨낸 안동의 작가 권정생씨가 2002년 광복절을 맞아 아이들의 입을 통해 전쟁의 의미를 묻는 '슬픈 나막신'(우리교육, 7천원)을 출간했다.

2차대전이 막바지로 접어든 일본. 도쿄 근처 다닥다닥 잇대어 지어진 작은 마을 혼마치에 일본사람, 조선사람이 섞여 산다. 초등학교 3학년 준이와 그 친구들 역시 조선애, 일본애가 섞여 있다.

친부모는 죽고 동생은 고아원에 둔 채 혼자 부잣집에 수양딸로 들어온 하나코를 혼마치 아이들은 부러워하지만 하나코는 그 누구보다 외로운 아이다.

준이는 남몰래 독립운동하는 큰형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작은형이 징집돼 일장기를 흔들며 떠나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먹을 것이 없어서 푹 꺼진 배를 잡고 놀다 병들어 죽는 에이코. 에이코는 준이를 사이에 두고 하나코와 경쟁한다. 그러나 조선사람, 일본사람 모두 가난하고 가엾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 하나코와 화해한다.

'몽실언니''강아지똥'의 작가이기도 한 권정생은 "아이들은 칼을 들지 않고도 총을 겨누지 않고도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고도 조용히, 그러나 가장 아프게, 쓰라리게, 기도로써 눈물겹게 싸운다"고 말한다.

◇'오체불만족'으로 널리 알려진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꿈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다시 돌아왔다.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인 'OTO-ZONE'의 'Oto's Mail'에 일기 형식을 빌려 2000년 9월1일부터 2001년 11월5일까지 게재한 글을 정리한 것으로 1998년 자서전 '오체불만족'으로 감동을 준 이후 25세가 된 오토다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오토다케는 자서전 발표로 스타가 된 이후 겪어야 했던 고충과 여자친구와의 사랑과 결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우정 등 글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부분까지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또 '스포츠 라이터'로 활약하면서 프로야구를 비롯한 일본의 스포츠 현장과 그 이면의 얽힌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으며 오토다케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을 진솔하게 살아가면서 장애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당당한 존재 이유를 밝히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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