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중 수교 10년 평가

오는 24일로 수교 10주년을 맞는 한국과 중국은 그동안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분야에서 급속도로 진전을 이뤘다.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한반도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국가이자 동시에 광복후 불행한 단절의 시기도 겪은 중국은이제 우리에게는 어느 나라에 비할 수 없는 중요한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수교 10년의 성과로는 우선 경제적 교류확대가 손꼽힌다. 수교원년 63억 달러에 그쳤던 양국의 교역량은 연평균 30%씩 급증하며 지난해는 315억 달러에 이르렀고,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131억 달러(홍콩포함)에 달했다.

대미흑자가 88억 달러, 일본과는 오히려 101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시장이 우리경제에활력을 제공하는 주요한 대외경제 축으로 부상했음을 증명해 준다.

양국간 경제교류 확대는 지난해 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및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추세와 함께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양국 국민간 교류도 크게 늘어났다. 중국에서는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를 반영하는 '한류(韓流)', 한국에서는 새로운시각으로 중국을 공부하는 '한류(漢流)' 바람이 불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을 방문한 우리 국민수가 78만5천명으로 60만명에 그친 일본을 추월했다는 점도 사회·문화 분야에서의교류확대를 보여준다.

지난해는 우리 국민 130만명이 중국을 찾았고 48만명의 중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13만명,주한 중국인 체류자는 산업연수생을 포함해 22만명에 이를 정도였다.이와 함께 정치·안보 분야에서도 양국은 급속하게 관계개선을 진행해왔다.

지난 10년간 12회의 정상간 접촉을 포함, 21회의 한중 지도자간 회담과 44회의외 교장관 회담이 개최됐고, 2000년부터는 국방장관 및 해군함정 상호방문 등을 통한 군사·안보분야 교류도 시작됐다.

그러나 한중 수교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무엇보다도 소중한 측면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안정체제의 '보완틀'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경제성장과 현대화 달성을 위해서도 한반도 정세안정을 강력히 희망하며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측면지원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특히 구소련 붕괴 이후 중국은 북한에 대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북한의 개혁·개방 및 한반도의 평화·안정유지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기도 하다.

한중관계는 이처럼 지난 10년간 매우 긍정적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향후 관계발전에 적지 않은 과제도 남겨두고 있다.마늘파문이 입증하듯 무역·통상 등 경제분야에서 한중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서 통상마찰이 확대될 소지가 많다.

특히 우리의 대중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중국측의 반발이 적지 않은 상태여서 지난 10년이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을 주었다면 다가올 10년은 적지 않은 번민을 안겨줄 수도 있는게 사실이다.

또 빠른 관계증진에도 불구하고 양국 국민간 상호이해 부족으로 인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월드컵기간 한때 중국 일부에서 일었던 반한(反韓)감정이나 이에 반발한 한국내 기류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중국인과 중국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빚어진 측면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내 '중국통', 중국내 '한국통'양성을 위한 실질적인 교류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정치·안보적 관계개선 속도가 경제관계 발전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통적 우방인 미국을 고려한 우리 정부의 대중정책에 대한 한계도 점진적으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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