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의도통신-정치는 생물

분당 일보직전 상태인 민주당의 내부 갈등은 김대중 대통령이 당무와 절연하면서 시작됐지만 근본적으로는 노무현 후보의 인기하락 때문이다.노 후보가 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서 상종가를 칠 때만 해도 일부 경쟁자의 이탈 여부가 논란이 되긴 했지만 당의 간판을 내려야 하는상황을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盧후보 인기가 分黨불러

제 손으로 뽑은 후보를 매도하는 민주당내 반(反)노측의 '누워서 침 뱉는' 주장은 안쓰럽기조차 하다. 한나라당마저 "노 후보를 배제하려는반노파나 재차 경선을 벌여 노 후보를 띄워보려는 친노파나 모두 국민경선에 불복하고 있다"고 비꼬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활기차다. 민주당 노 후보의 인기가 치솟고 있던 때 치러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이회창 후보로는 노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강경하던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목소리는 아예 들리지 않는다.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둔 이후 공식석상이나 사석에서마저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을 의심하는 의원은 드물다.

이 후보를 곤혹스럽게 하는 아들의 병역문제 의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사분란하다. "현 정권과 민주당의 공작"이라고 강변하며 불법의 가능성을 일축한다. 민주당이 어떤 의혹을 제기하더라도 공작일 뿐이며 비록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도 "있을 수 있는 일"로 본다.

한나라당은 일사불란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석에서 향후 정권에서 어느 의원이 무슨 자리를 차지할까를 놓고 점치는 일이 흔해졌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정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가 관심사가 됐다.

이 후보나 서청원 대표도 의원들의 국회직이나 당직배분에 지역 안배를 최우선으로 하며 의원들의 기대를 어긋나지 않으려고 한다. 며칠전 발표된장대환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위원 구성안은 세번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확정됐다. 후보와 대표가 각각 '안배'에 신경쓴 때문이다.

그러나 후보와 대표가 수해피해와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 지역구활동에 더욱 전념해달라며 외유 일정을 가급적 중단해달라고 간곡히권유했음에도 20여명의 의원들이 외국 나들이에 나섰다. 이런 사소한 일을 이 후보나 서 대표가 "당의 방침에 어긋난다"며 문제 삼지는 않을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노 후보의 인기가 치솟을 때 "국민경선제가 정치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던 민주당의 평가에 긍정적이던 국민들은 김 대통령 아들의 비리를 보고 하루아침에 민주당을 외면했다. 정치를 생물이라고 한다. 이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와 한나라당의 의원들의 일사분란한 모습은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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