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민주 병풍 공방 가열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은폐의혹과 관련, 민주당의 천용택 의원, 김대업씨, 서울지검 박영관 부장 및 노명선 검사 등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이 후보 부인 한인옥 여사와 장남 정연씨의 검찰소환 조사를 주장하며 병역비리 진상규명을 위해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주요당직자 회의를 갖고 군검찰이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98-99년 조사하다 군 내부문제로 중단했다는 유관석 소령의 주장과 관련, "현 정권 초기부터 이회창 죽이기 공작이 진행됐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따라서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천용택 의원과 김대업씨를 즉각 구속수사하고 계좌추적 및 압수수색 실시를 요구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유 소령의 증언으로 천 의원이 국방장관, 국정원장을 거치며 병역내사팀을 극비리에 운영했다는 우리 당 정형근 의원의 주장이 명백한 사실로 드러났다"며 "야당 지도자를 죽이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고 급기야 파렴치범과 유착, 조작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천 의원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황준동 부대변인은 "김씨가 수사관을 사칭, 피의자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했는가 하면 저녁이면 검찰의 진짜 수사관들과 강남 일대의 룸살롱을 들락거렸다는 제보도 있다"며 서울지검의 박영관 부장과 노명선 검사, 김씨를 '병역공작 3형제'로 규정, 구속수사를 촉구했었다.

권철현 후보비서실장은 "군검찰의 수사가 중단된 이유가 무리한 수사에 대한 반발때문이었는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영일 사무총장도 "김씨가 교도소에서 출·퇴근하며 고성능 녹음기를 이용, 수사했는 데 그 출처가 어디냐"며 "정권 실세들과의 뒷거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이날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이 후보의 5대 의혹, 특히 병역비리 은폐와 관련된 보고를 통해 한나라당 측을 강력 성토했다.민주당은 또한 한인옥 여사와 정연씨의 검찰소환 조사 촉구와 함께 병역비리수사와 관련, 대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전 국군수도병원 주임원사 김도술씨가 김대업씨 녹취록에 대한 성문(聲紋) 분석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했던 종전 입장을 번복했다는 언론보도를 근거로 공격했다. 이 대변인은 "김씨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의 진실은폐공작이 전술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성문분석 결과에 대한 물타기 수작"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또 정연씨가 병역판정을 받기전 병무청 직원에게 면제방법을 상담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병적서류 조작이나 고의 감량을 했을 것이란 증거"라며 정연씨의 소환조사를 요구했다.

군검찰의 병역비리 조사중단에 대해선 "유 소령의 증언이 나온 만큼 검찰은 98-99년의 상황을 철저히 수사, 당시 무엇을 알아냈고 누가중단압력을 넣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고 공격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