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과 박근혜 대표 등 제3세력의 영입을 통한 신당 창당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 민주당의 내분사태는 이탈세력의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노(反盧) 진영의 핵심인 이인제 의원측이 반노 성향을 보이고 있는 중도파들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서명작업에 나서고 있고 이에 노무현후보진영에서도 "어차피 갈 사람은 미리 떠나라"며 최후통첩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중도세력에 대해서는 설득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의원측에서는 탈당세력을 20여명선으로 잡고 있지만 노 후보측에서는 많아봐야 10명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일단 이인제 계로 분류되고 있는 이 의원의 측근 인사들 가운데 이희규(경기 이천) 이근진(경기 고양 덕양을) 원유철(경기 평택갑) 이용삼(강원 철원·화천·양구) 유재규(강원 홍천·횡성) 의원 등 노 후보의 후보직 사퇴 서명작업에 나서고 있는 경기와 강원지역 의원들이 1차 탈당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충청권의 송영진(충남 당진) 송석찬(대전 유성) 의원도 동참의사를 분명히 했고 안동선(경기 부천 원미갑) 이윤수(경기 성남 수정) 김명섭(서울 영등포갑) 의원도 "노무현과는 같은 당에 있지 않겠다"고 밝혀 탈당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에서도 지난 경선과정에서 이 의원측에 섰던 장성원 의원(전북 김제)의 탈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친 이인제 성향의 전용학 박병석 문석호 의원 등 충청권 일부와 강성구 의원 등은 사태를 지켜보겠다며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다.
탈당 의원은 일단 10명선을 훌쩍 넘는다. 경선 때 이 의원을 지지했던 김기재 의원이나 동교동계의 이훈평 조재환 의원 등은 전국구 의원인 탓에 '탈당 대열에 동참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정균환 박상천 한광옥 최고위원 등 비노(非盧)성향의 중진들과 중도파들의 선택이다. 반노쪽에 서 있는 김영배 고문은 당을 떠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지만 호남 출신의 비주류 중진들이 섣불리 이 의원과 동조해 당을 떠날 공산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노 후보측에서는 이같은 구도에 기대를 걸고 탈당파와 중도파들을 압박하고 있다. 반노 진영의 이탈을 최소화시켜 내분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노무현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의원측에서는 단계적인 탈당 전략을 구사, 당을 뒤흔들어 중도세력을 최대한 규합, '이탈'이 아니라 '분당'사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탈당 세력이 정몽준 의원 등과 결합해 신당을 창당, 대선정국에서 '폭발력'을 갖추게 될 경우 추가 이탈세력이 가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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