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6일 최고위원 회의와 국회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어 향후 신당창당 방향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특히 반노(反盧)와 친노(親盧) 진영은 각각 '후보 사퇴'와 '사퇴 불가'입장을 고수하며 상대방을 맹비난했다. 또한 일부 중도파 재선급 의원들이 "당 내분의 책임을 들어 최고위원을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이 돌았다.
○...최고위원회의에서 한화갑 대표는 "마치 우리 당이 의견대립이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으나 '당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연석회의를 통해 모든 의견을 수렴해 당 단합과 단결을 이루는 계기로 삼자"고 당부했다.
유용태 사무총장은 "아침 신문을 보니 우리 당이 무슨 일이 생긴마냥, 마치 (분당을)바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나도 잘 모르는 내용뿐이다"며 언론을 향해 불만을 토로한 뒤 "일사분란하게 대처하자"고 말했다.일부 최고위원들은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주도권 다툼을 벌여서는 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며 친노·반노 진영 모두를 비난하기도 했다.
○...모두 10개조의 분임토의 방식으로 진행된 연석회의는 일단 신당 방향을 '중도적 개혁정당'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구체적인방향은 창당주비위 이후 협의하되 큰 방향은 '부정부패 척결, 지역분열 극복'에 두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당 내분 수습과 신당 창당 방식을 두고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날 분임토의에서 친노 진영은 신당 창당 때까지 후보사퇴 불가와 국민경선제 도입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노 후보는 연석회의 인사말을 통해 "재경선은 불가피한 선택이자 다시 한번 당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선택"이라며 "재경선만이 당의 외연을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친노파의 천정배·정동채 의원 등은 "약속을 지키고 승복하는 정치윤리가 필요하다"며 이인제 의원을 겨냥한 뒤 "100% 개방형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반노 진영은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게 누구냐"며 노 후보를 거세게 비난한 뒤 "노 후보는 정치적으로 우리당 후보가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반노파의 안동선·이근진 의원 등은 "신당 창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원인 제공자는 다름아닌 노 후보"라면서 "후보사퇴가 전제돼야만 분당 위기를 봉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제 의원은 연석회의에 불참했다.
○...친노, 반노간 대립이 격해지자 이번에는 중도파 의원들이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중도파 일부 의원들이 연석회의에서당내 분란 책임을 들어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총사퇴 및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원길 박상규 정동영 김영환 의원 등은 15일 저녁 회동을 갖고 반노파의 탈당 움직임과 친노파의 신당 회의론을 함께 비난한 뒤 "이제는중도파 의원들이 나서 당 분열을 막겠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친노니 반노니 하며 분당이 임박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이 불안한 상황이기에 80,90명의 중간지대 의원들이 16일부터 목소리를높이고 행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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