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5일 근무 내년 7월 실시되면

내년 7월부터 당장 대구.경북지역에서만 10만명의 '주5일 근로자'가 나오게 된다. 향후 4년간 연차적으로 확대될 주5일 근무제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주당 44시간→40시간)'은 산업전반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생활문화에도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지도의 변화

가장 큰 변화가 기대되는 산업부문은 역시 관광.문화, 교육산업이다. 여가시간에 따라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많은 근로자들이 휴식을 위한 나들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레저관련 수요가 최소 10%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문화관광부 자료를 봐도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될 경우 관광지출규모 연 2조9천억원, 각종 관광관련 연관산업생산 연 4조6천억원, 관광고용효과 연 18만명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주말과 휴일마다 각 공연장이 활성화되고 직장인들의 재교육을 위한 학원가도 북적일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재직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평생 교육시장은 최근 온라인.오프라인 등을 통틀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산업 등 레저.스포츠관련 산업은 더욱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근로자 숫자에 따라 생산성이 오르내리는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은 당장 노동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채산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생활이 바뀐다

우리나라의 많은 근로자들이 일중독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일 중심 사고'에 빠져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이같은 전통적 사고가 일단 바뀔 것으로 보인다. 가족과 함께 지내며 취미를 살리는 삶의 변화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일단 회식문화, 음주문화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휴일을 앞두고 술을 통해 스트레스를 달래는 직장인들이 많았으나 이같은 '구태'에 변화가 예상된다.

또 사회봉사를 하는 자원봉사활동이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된 방향으로 한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이미 격주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형 사업장에서는 회사의 후원이 아닌 사원 자발적으로 자원봉사 모임을 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

가정복지회 조재경 실장은 "최근 사회복지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대형사업장 근로자들의 자원봉사 참여가 크게 늘었다"며 "과거엔 회사가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억지로 떠밀었던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근로자들의 자발적 활동"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사례

일본 노동성이 73년부터 87년 사이의 노동시간단축과 생산성 효과를 분석한 결과, 노동시간 1%단축시 생산성이 시간당 3.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에도 2000년 2월부터 주35시간제를 실시하면서 임금인상을 자제한 결과, 물가상승률은 유럽연합 평균인 2.6%의 절반수준인 1.4%에 그쳤으며 실업률도 10%선에서 8.7%로 감소했다는 것.

한편 노사정위원회는 우리나라도 지난 89년부터 91년 사이에 주48시간 근로를 주44시간 근로로 단축시켰을 때 당시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은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0.5%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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