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의 도약현장-(상)옌타이 어떤 도시인가

오는 24일로 한중수교가 10주년을 맞는다. 수교이후 거대시장이자 기회의 땅으로 여겨져 우리기업들이 업종과 관계없이 앞다퉈 몰려갔던 중국 땅.

그곳에 진출한 기업들의 대다수는 무역흑자를 내는 등 성과를 거두었으나 일부 업종은 그렇지 못하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올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또 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대구와의 직항로 개설로 1시간대로 성큼 다가온 중국 산동성 옌타이(煙臺)시정부와 산하 시·구청은 외국기업에 대한 특전 등을 내세우며 한국기업 유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열악한 인력시장, 주5일 근무제 등의 여파로 인건비가 상승, 기업환경이 악화되면서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 등 동남아로의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같은 중국의 손짓이 반갑게 와 닿을 수밖에 없다.

오는 28~30일 대구에서 대규모 투자유치설명회를 여는 중국 옌타이시를 찾아 투자여건, 외자유치 전략, 한국기업의 현지활동 등을 알아본다.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생겼을 때 힘의 열등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작은 나라들은 이제 중국의 WTO 가입으로 다자간 무역기구를 통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등 한결 좋은 조건에서 대중국 무역과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사회주의 경제의 틀을 깨고 시장경제 체제로 들어선 중국은 이제 관세장벽을 낮출 수밖에 없고 서구 자본주의를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세계화란 명분 때문이지만 외국제품이 물밀듯이 밀려들면 경쟁력이 약한 자국산업에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중국이 이제 세계경제 흐름에 합류하고 그들만의 곳간으로 생각해 왔던 거대 시장을 완전 개방했다는 것이다.

거대 공룡 중국은 실업문제 해결과 경제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법으로 외국자본 유치의 길을 선택했다. 변하지 않고서는 세계무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산동성 옌타이시투자촉진국 장행여(張行如) 국장은 "경제적으로 경쟁력을 지녀야 살아남을 수 있다. WTO 가입을 도전과 기회로 활용, 지역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한편 지역기업은 경쟁력을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올해 WTO 가입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등으로 미국에 견줄만한 대국으로 재조명 받고있는 중국을 제대로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직접 화류(華流)에 뛰어들지 않고서는 넓고 희망적으로 보여지고 있는 중국시장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옌타이시는

옌타이(煙臺)는 명나라 때 외적의 침입을 알리는 봉화대가 있어 붙여진 이름. 옌타이시는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예로부터 교류가 활발했던 산동성 북쪽 해안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구엔 잘 알려지지 않은 인구 650만 명의 도시다.

한국인 거주자는 7천여 명에 불과하다. 옌타이는 중국의 WTO 가입을 계기로 한국과 흑룡강성·요녕성·길림성 등 동북아 3성을 연결하는 터미널로 부상한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는 곳이다.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당나라 때 신라사람들이 건너가 신라방을 이뤘고, 장보고가 개척한 신라사람들의 활동무대였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곳 기후는 평균기온 12℃로 바다와 접해 있어 겨울엔 혹서가, 여름엔 폭염이 없어 살기에 적합하다. 중국하면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곳으로 연상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여름엔 30~40℃까지 올라가 햇빛이 따갑지만 습도가 우리나라보다 낮아 한결 덜 덥다는 게 거주하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얘기다.

옌타이시 산하에는 지부구·복산구·내산구·모평구·용구시·내양시·봉래시·내주시·초원시·서하시·해양시·장도현 등 12개 구·시·현이 있다. 이중 봉래시에는 중국 4대 명루중 하나로 십년마다 한번씩 나타나는 신기루로 유명한 봉래각이 있어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연중 이어진다.

옌타이시는 지난 1992년 등소평의 개혁개방 선언 이후 급속한 개방 물결에 휩쌓였으나 타 도시보다는 그 속도가 늦은 편이다.

그러나 불과 3~5년 전까지만 해도 버려지다시피 했던 공터에 고층빌딩이 들어서는 가하면 공단건설을 위한 타워크레인들이 곳곳에 설치돼 역동적인 중국의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호텔, 골프장 등 휴식시설도 경쟁적으로 신설되고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연간 수산물 156만t, 사과 등 과일 250만t, 채소 242만t을 생산하는 중국의 중요 어업·과수기지이며 전국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황금생산기지이기도 하다.

대구~옌타이간 항공기(대한항공)가 주 4회(왕복) 운행하며, 1시간~1시간20분이면 왕래할 수 있다. 옌타이~인천간 배로는 18시간 거리로 옌타이가 우리나라의 일일생활권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대구국제공항에서 오후 3시35분에 출발, 5시15분에 도착하는 항공기에는 골프관광객이 30~40%, 일반관광객이 30%, 나머지가 비즈니스객이라는 게 대한항공 옌타이지점 정병만(38) 지점장의 얘기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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